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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돼지 찢어 죽이는 퍼포먼스, 인간성 종말의 시대인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서민문화로는 ‘풍자’를 꼽을 수 있다. ‘풍자’란 사회의 부조리나 불합리한 현상에 대해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으로 판소리, 소설, 마당놀이, 민화 등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에도 풍자는 무용, 문학, 회화, 영화 등 어떠한 분야를 막론하고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정치나 모든 세상살이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끄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5월 22일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특전사 기무부대 이천 이전에 반대하는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곳에는 1천 여 명의 이천 시민들과 근처 하남시민 등이 참여하였다고 한다. 한데 주최자인 '군부대 이전반대 이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같이 많은 시민들이 모인 장소에서 새끼 돼지의 사지를 밧줄로 묶어 찢어 죽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불합리성을 표현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풍자’를 시도한 것이라 본다. 하지만 풍자의 도구로 갓 태어난 돼지를 사용하였다는 것이 참으로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논하기도 전에 그들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어긋난 감성을 지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예부터 이루어졌던 풍자문화는 오늘날까지도 ‘예술’로써 인정받고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사회 비판적 시각이 긍정적인 파급력을 지니게 된 좋은 예라고 볼 수 있겠다. 22일에 벌어진 퍼포먼스는 불합리성을 꼬집는 창작물이 ‘새끼 돼지’가 아닌 ‘풍자예술’이었다면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는 행위였다. 대한민국 시민은 누구나 신랄한 비판을 할 권리는 있다. 하지만 무고한 생명을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없다.


yuri40021@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6월 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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