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1월 12일 13곳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중 1차로 부산시·서울시·창원시·영주시 4곳에 대해 총 5,529억 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도시재생 선도지역은 작년 6월 제정된 도시재생특별법에 따라 선정됐다. 도시재생특별법은 쇠퇴가 심각하고 파급효과가 높은 지역에 국가와 지자체가 집중적으로 재생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선정된 지자체들은 주민·공공기관·지역단체 등과 함께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입안했고,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계획안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까지 4년간 이들 4개 지역에 1,100억 원(지방비 50%)을 지원한다. 문화부·중기청 등 12개 관계부처도 25개 사업에 2,215억 원을 협업을 통해 함께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설되는 주택도시기금 등 정책금융의 활용, 건축규제완화 및 행정적 지원 등을 통해 총 1,400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 사업도 차질 없이 지원할 예정이다.

각 지역은 각기 다른 특성을 살려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은 경제기반형이다. 한국전쟁 피난민 정착과 항만 운영 등으로 번영했던 부산역-부산항 일원이 부산항 기능 이전 등으로 공동화되는 것을 다시 정비하고 경제기반을 재구축한다. 북항 재개발, 부산역 철도시설 재배치 등 대규모 사업과 연계해 부산역 일원에 ICT, 관광, 영상 등 새로운 산업 기능을 유치할 예정이다. 상업·주거지역의 차이나타운, 산복도로 마을 등을 활용한 도시관광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서울은 근린재생형이다. 종로구의 창신동·숭인동 지역은 70년대 봉제산업이 밀집된 곳이다. 하지만 봉제산업의 침체와 8년간의 뉴타운 사업 지연에 따른 갈등, 주거환경 악화 등으로 고통받아왔다. 이번 사업은 지역을 주민커뮤니티 중심으로 다시 회복시키는 사업으로 이뤄진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근의 동대문 패션상가와의 연계해 기존 봉제산업을 특화하는 것과 안정적인 판로 구축을 통한 유통 플랫폼 조성이 시행된다.

창원도 근린재생형이다. 통합창원시가 되기 전 마산지역(오동동·동서동 등 일원)은 1980년대 전국 7대 도시에 들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공공청사의 이전 및 마산항 기능축소 등으로 인구감소(60만 → 40만) 및 쇠퇴가 심화됐다. 이번 사업은 이은상, 문신 등 지역 예술가 등이 활동했던 구도심의 역사성을 살려 기존 골목길을 살린 창동예술촌 · 창작공예촌을 활성화한다. 또한, 마산항 임항선 폐선로를 활용한 공원 조성과 마산항 워터프론트 조성 등을 연계하여 추진한다.

영주는 근린재생형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영주시는 중앙선과 영동선 철도가 교차하는 교통요지다. 1973년 영주역이 이전되면서 원도심(영주 1·2동 일원)의 빈 점포 증가 및 인구 감소 등 쇠퇴가 심해졌다. 이번 사업에서는 일제 강점기 및 1950년대 근대 한옥건물 등이 남아있는 후생시장과 중앙시장의 경관 개선을 통해 외부 관광수요 등을 유치한다. 또한, 고령화된 주민의 소득창출을 위한 생활공예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육성 사업이 함께 추진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금년 지정한 13곳의 선도지역 중 나머지 9곳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활성화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정병윤 국토도시실장은 “압축성장기에는 도시 외곽에 대단위 개발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도시 내부의 오래된 공간을 다시 활용하는 도시재생 중심으로 지역개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도시재생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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