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작품은 뮤지컬의 좋은 소재가 된다. 올여름 또 한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더 데빌’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3인극 록 뮤지컬이다. 작품은 뮤지컬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을 연출한 이지나 연출이 맡는다. 음악은 우디 박(Woody Park)과 이지혜 작곡가가 공동작업한다. 이번 공연은 22곡의 넘버로 채워진다. 4인조 라이브 밴드와 4명의 코러스가 함께한다. 무대는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콘서트 느낌을 자아낸다.

파우스트의 전설, 괴테와 만나다

파우스트 전설은 영국의 극작가 C.말로의 희곡 ‘포스터스 박사’(Dr. Faustus)에 의해 처음 문학작품으로 승화됐다. 파우스트(1480~1538)는 르네상스기에 실재한 마법사의 이름이다.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파우스트 전설에 영감을 얻어 60여 년에 걸쳐 ‘파우스트’를 집필한다.

괴테는 ‘초고 파우스트’(1775), ‘단편 파우스트’(1790), ‘파우스트 제1부’(1808), ‘파우스트 제2부’(1832)의 4단계를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희곡 ‘파우스트’는 괴테가 쓴 2부로 이루어진다. 1부에서는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판 후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을 그린다. 2부에서는 인간 구원의 문제를 탐구한다.

작품 속 박식한 학자 ‘파우스트’는 속세적인 지식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와 계약을 한다.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 또는 ‘메피스토’로 불리는 악마는 계약 동안 흑마술로 그의 욕심을 충족시켜준다. 그 동안 ‘파우스트’는 흑마술을 원하는 대로 사용한다. ‘메피스토텔레스’는 ‘파우스트’를 여자와 술로 유혹하고 세속적인 쾌락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악마는 그를 타락과 쾌락을 추구하는 인간으로 변화시킨다. 그 결과 ‘파우스트’는 영혼을 악마에게 빼앗긴다.

무서운 선택의 대가, 뮤지컬 ‘더 데빌’

8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뮤지컬 ‘더 데빌’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다. 이야기는 닮은꼴이지만 배경과 전달하는 메시지, 풀어가는 방법은 상이하다. 작품의 매력은 ‘X’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반응하는 ‘존 파우스트’의 모습이다. 전도유망한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는 주가가 대폭락하는 블랙 먼데이로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다. 절망에 빠져 있던 ‘존 파우스트’ 앞에 그의 모든 것을 이뤄줄 ‘X’가 등장한다. ‘X’는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하며 스카우트 제안을 한다. ‘존 파우스트’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계약을 맺는다. 그는 ‘X’와 함께 M&A 전문가로 승승장구하며 성공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결국 ‘존 파우스트’는 불법적인 일까지 손대며 악의 세계에 깊이 발을 들이게 된다.

이번 공연에는 ‘X’의 유혹으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존 파우스트’ 고민이 녹아있다. 어느 날 ‘X’는 ‘존 파우스트’의 모습으로 ‘그레첸’ 앞에 나타난다. ‘존 파우스트’는 ‘그레첸’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 실망한다. 두 사람은 헤어지고 ‘그레첸’은 정신분열을 일으킨다. 그는 뒤늦게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X’와의 계약은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게 한다.

‘X’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존 파우스트’를 점점 파멸로 몰아간다. ‘X’ 역은 마이클 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가 맡는다. ‘존 파우스트’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후 ‘X’의 매혹적인 제안을 선택한다. 그와 동시에 그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길로 치닫게 된다. ‘존 파우스트’ 역은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이 연기한다. ‘그레첸’은 ‘존 파우스트’의 여자 친구이자 ‘존 파우스트’와 ‘X’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을 형성시키는 역할이다. ‘그레첸’ 역은 차지연과 장은아가 열연한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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