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반투명 유리 같다. 아름다운 포장지로 꾸몄지만 정작 그 안의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 속이 훤히 보일 듯하다가도 이내 흐려버린다. 속을 모르는 이들은 유리벽 너머로 서로를 오해하고 불신한다. 사랑은 상대의 투명성을 의심하고 왜곡하며 자신만의 추측으로 전혀 다른 알맹이를 만들고 만다.

연극 ‘연애시대’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왜곡해야 했던 한 남녀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연극은 故노자와 히사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한국에서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되며 수많은 ‘연애시대’ 마니아를 양산했다. 연극은 2011년 초연 당시 연장 공연과 객석점유율 85%를 유지하는 인기를 누렸다. 연극 ‘연애시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사진으로 미리 들여다봤다.

- ‘리이치로’와 ‘하루’는 아이를 사산한 후 이혼의 길을 걷고 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헤어진 뒤에도 계속 붙어 다니게 된다.

- 두 사람은 이대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 주변에 좋은 사람이 생긴다면 서로 소개시켜주기로 한다. 어느 날, ‘리이치로’가 ‘하루’에게 ‘나가토미’를 소개한다. ‘하루’는 못내 섭섭해 하면서도 ‘나가토미’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하루’ 역시 ‘리이치로’에게 자신의 옛 친구인 ‘가스미’를 소개해준다.

- 어느 날, 이들은 더블데이트를 즐긴다. 평소처럼 투닥투닥 말다툼하던 ‘리이치로’와 ‘하루’는 부부처럼 싸우고 만다. 이들은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일삼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아직 서로 잊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복잡해지고 모두 자신의 연인과 헤어진다. 제자리로 돌아온 이들은 과거의 실수를 계속해 반복한다. 그러던 중 ‘리이치로’는 첫사랑 ‘다미코’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결혼을 선택한다. ‘하루’도 자신을 좋아하는 ‘기타지마’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리이치로’의 결혼식 날, ‘하루’는 축사를 맡게 된다.

- 축사 연습을 하던 ‘하루’는 친구 ‘가이에다’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을 들은 ‘하루’의 눈에서는 끊임없는 눈물만이 흘러내린다.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연극 ‘연애시대’는 12월 2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리이치로’ 역에 김재범, 이신성, 조영규가 함께한다. ‘하루’ 역은 황인영, 심은진, 손지윤이 출연한다. ‘나가토미/기타지마’ 역은 이원과 채동현이, ‘가스미/다미코’ 역은 소정화와 이수진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그 외에도 ‘가이에다’ 역에 윤경호, ‘사유리’ 역에 황미영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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