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교육에서 ‘국영수’는 중요하다. 하지만 ‘국영수’에 집중한 나머지 배움의 흥미를 잃게 된다면 진정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 놀이와 예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적 영감은 단순히 즐거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는 공부를 가능하게 한다.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클래식을 연극에 녹여낸 작품이다. 어려서부터 음악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지 않는 이상 피아노와 바이올린 말고 떠올릴 수 있는 악기는 많지 않다.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9월 1일까지 공연하는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에서 우리 아이 음악 교육을 시작해 보자.

클래식은 어렵다? 자연스럽게 녹여낸 음악교육효과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1936년 모스크바에서 초연했다. 작품에는 늑대, 고양이, 새, 오리 등의 동물 친구들과 피터, 할아버지, 사냥꾼 세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악기 소리를 빌어 연기를 펼친다. 문자화된 의성어보다 아이들의 감각을 효과적으로 일깨운다.

다양한 악기는 캐릭터의 특징에 따라 적재적소에 사용된다. 장난기와 호기심 많은 주인공 피터의 테마는 발랄한 바이올린이다. 작품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피터의 할아버지는 중후한 바순의 목소리를 가졌다. 악역인 사냥꾼은 큰북 소리로 대체되며 긴장감을 더한다.

동물들은 각자의 악기로 연주된 테마곡과 더불어 울음소리에 악기 이름을 덧붙인다. 금방이라도 날아갈듯한 새의 테마는 플루트인데, 날갯짓을 하며 ‘플룻플룻’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뒤뚱거리는 오리는 천편일률적인 ‘꽥꽥’ 대신 ‘오보에’를 재미있게 발음하며 소리를 낸다. 무서운 늑대는 낮은 목소리로 ‘호른’을 연발한다.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의 또다른 매력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수록돼 교육적 효과를 입증한 작품이다. 스팅, 숀 코너리, 샤론 스톤 등 해외 스타들의 내레이션이 담긴 레코드 음반도 발매되었다. 그 밖에도 그림책, 그림자극, 클래식 공연 등으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리메이크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음악적 효과 외에 풍부한 스토리와 볼거리가 장점이다. 원작에서는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가 약한 동물들을 잡아먹다가 피터에게 잡혀 다시 동물원으로 끌려간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사냥꾼에게 쫓기다 상처를 입은 늑대를 피터와 동물 친구들이 구해주며 모두 친구가 된다는 결말을 맺는다.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원작보다 더 큰 감동으로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달한다.

피터와 동물 친구들이 함께 하는 전래놀이도 눈여겨볼만 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칙칙폭폭 기차놀이’ 등은 극중 상황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아이들의 시선을 끈다.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건강한 놀이문화를 전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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