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원석은 그에 상응하는 단단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마련이다. 속 알맹이가 옹골찬 과일이 신선한 단맛을 내듯이 말이다. 최근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두 편의 연극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차범석희곡상’ 희곡 부문을 수상한 김광탁의 작품이 원작이다. 이미 독자와 평단을 통해 인정받은 두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무대 위에서 관객을 만나게 될까.

인간의 속살을 파헤치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8월 13일부터 9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유리 동물원’,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으로 잘 알려진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가족 간의 불안과 감정을 다룬다. 이 작품 역시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욕망으로 파멸하는 여인 ‘블랑쉬’와 그 주변 인물들을 담는다.

작품은 ‘블랑쉬’가 동생 ‘스텔라’의 집으로 찾아가며 시작된다. ‘스텔라’는 부유하게 살았던 지난 과거를 잊고 폴란드계의 마초적 남성 스탠리와 결혼한다. 이곳에서 ‘블랑쉬’는 ‘스탠리’와 끝없이 마찰한다. ‘스탠리’의 친구 ‘미치’는 ‘블랑쉬’와 가까워지며 그녀와의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블랑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스탠리’에 폭로에 의해 깨지고 만다. 두 사람의 갈등은 결국 ‘블랑쉬’의 삶을 파괴해버린다.

원작은 1947년 초연돼 그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연극, 오페라 등의 다양한 형태로 공연이 이어졌다. 원작은 인간의 탐욕과 색욕, 강렬한 성적 코드를 내포해 연극과 영화 무대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명동예술극장에 오르는 이번 무대는 한 차례 공연됐던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는 지난 공연에서 과감하고 상징적인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인 김소희와 이승헌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지난 공연에서 ‘블랑쉬’와 ‘스탠리’를 맡아 첨예한 갈등을 섬세하게 빚어내며 극찬을 이끌어냈다.

‘제6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9월 10일부터 10월 6일까지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제6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인 김광탁의 희곡이 원작이다. 작품은 수상 당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물 흐르듯 담담하게 끌고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차범석희곡상’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라 불리는 故 차범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희곡과 뮤지컬극본 부분으로 나뉘어 상을 수여한다. 응모작 중 수상 자격에 달하는 작품이 없으면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을 정도로 심사기준이 엄격하다.

연극은 신구, 손숙, 정승길, 서은경 등 한국 연극계의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신구와 손숙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통해 처음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특별한 사건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섬세한 표현을 통해 지루할 틈 없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연희단거리패,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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