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독살미녀 윤정빈’은 1920년대 실제 있었던 ‘김정필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 초연작이다. ‘김정필 사건’은 촌부 김정필이 남편을 독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사건으로 재판 당일은 3‧1운동 다음으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은 극단 바이러스C의 이문원 작가와 이현정 연출가가 함께한다. 작품은 2009년 창작팩토리 시범공연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한 차례 쇼케이스를 펼치며 무대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독살미녀 윤정빈’은 기사를 처음 쓴 기자의 시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소설가를 지망했던 한 신문사의 말단 기자가 겪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예술’과 ‘진실’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이현정 연출가는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크게 보면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황기자와 춘원 이광수로 드러나는 ‘예술’에 대한 고민을 그렸다”고 말했다.

- 소설가 지망생인 황기성은 말단 신문사 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당시 최고 인기 소설가인 이광수의 책을 비판한 서평으로 최국장에게 크게 망신을 당한다.

- 최국장은 황기성에게 남편을 독살한 여인 ‘윤정빈’의 사진을 던져주며 ‘독살미인’에 대한 기사를 쓰라고 말한다. 그는 취재를 위해 경시청과 연락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분노에 휩싸여 자신이 내키는 대로 신문 기사를 써내려 간다.

- 다음 날 특종 기사 덕택에 신문은 완판이 되고, 춘원 이광수와 신문사 사장이 직접 황기성을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넨다. 황기성은 진실이 아니라며 당장 정정기사를 보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최국장은 ‘무엇이 거짓이냐며’ 이를 묵살한다. 모두가 떠난 뒤 춘원 이광수는 그의 기사가 취재 없이 이뤄진 것임을 안다며 충고한다.

- 윤정빈의 재판이 있던 날, 황기성은 취재를 하기 위해 재판장을 찾아간다. 모여든 인파는 그가 기사를 쓴 기자라는 사실에 환호한다.

- 황기성을 찾아온 이아까미 검사. 그는 첫 기사가 나오던 날, 그 누구도 취재한 적이 없다며 기사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시한다. 이어 ‘더 이상 일을 힘들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 드디어 직접 만난 황기성과 윤정빈. 윤정빈은 그의 기사를 읽고 사랑 고백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황기성과 수줍어하는 윤정빈,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윤정빈은 그에게만 그날 밤의 진실을 귓속말로 털어놓는다.

- 황기성은 그날 밤의 진실과 자신의 소설을 두고 거래를 하려 한다. 하지만 윤정빈 남편의 유가족들은 그에게 다시 한 번 조사해줄 것을 애원한다. 그는 애써 외면하려 하는데….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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