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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3] 연극 ‘아일랜드’

 

나에게 ‘아일랜드’란 아돌 후가드의 원작과 1977년 윤호진 대표가 연출해 당시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연극을 통해 당시 사회성을 고발하고 인류의 문제를 화두로 내세울 수 있는 예술의 영역과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작품 중 하나였다.
이번에 근 30여년 만에 평소 귀하게 여기던 임철형과 함께 뮤지컬계의 보석과 같은 조정석과 양준모가 출연한다고 하여 첫 공을 가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마지막 공연을 찾았다.

원작은 인종차별과 무저항의 폭력, 비인간적인 취급을 당하고 사는 사람들의 온갖 모욕과 굴욕의 고통을 감내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실낱같은 자유로의 희망을 얘기한 작품이다.
현대의 아일랜드는 가까운 미래의 도회나 유배지의, 전자 칩으로 모든 걸 조정하는 어느 인공 섬으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구속 받고 억압당하고 차별을 당하며, 심지어 그것마저 조종되어지는 실상에 대한 고발이며 또한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의 끈을 끊지 않은 사람됨의 인성과 양심의 대한 인간적인 고찰로 보인다.

작품은 고대적이며 미래적인 설치 미술 같은 이글루 형태의 섬 안의 또 다른 섬에서 6개의 모니터와 늘 감시 하듯 레이저 빔 같은 붉은 색 실들이 예사롭지 않은 첨단 감옥의 형태를 보여주며 그 속에서 철저하게 통제되고 차단되며 인간성과 일말의 희망마저 제거하여 마치 인조인간처럼 길들여지며 보이지 않은 한 조정자에 의해 모든 것이 거세되어 간다.
그러나 현대적인 모니터에 의해 개인적인 사고의 감정까지 노출되고 분석되어지는 차갑고 냉철한 감옥 속에서도 가장 인간다운 배려는 몸속 어느 한구석에 자리 한다.
설치미술이라 일컬어도 전혀 손색없는 무대 미장센과 단순히 상황이나 장면의 전환과 장소의 구별뿐 아니라 배우의 심리적인 정서를 꿰뚫거나 리드하며 또 한명의 배우처럼 존재감을 보이며 보이지 않은, 감시자의 차갑고 냉철한 시선까지 끄집어내는 무빙라이트만을 이용한 조명 디자이너의 계산된 라인들과 합쳐져 세련된 무대 언어를 보여 줬다.
또한 뮤지컬의 오버추어처럼 작품을 정서적으로 이입하는데 안내자 역할을 해준 작곡가의 음악적 표현도 따뜻한 옷처럼 무대와 객석을 안아 주었다.
여기에 연출가의 모던한 작품 해석과 감각들이 모아져 원작의 정서는 유지하면서 오늘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언어로 다시 태어났으며 조정석과 양준모는 뮤지컬 배우로서가 아니라 연극성을 유지하며 언어가 지닌 감각과 표정을 정확하게 캐치하여 객석에 전달하며 관객과 무대가 분할되어 객석에서 무대를 그저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공간에서 함께 동화 할 수 있게 하며 연극을 완성해 주었다.
이들 스태프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연극 ‘아일랜드’는 오늘의 연극으로서 거듭 태어 난 것이다.

최근에 본 연극 ‘청춘 18:1’이나 ‘강철왕’, 그리고 ‘밑바닥에서’까지 일련의 연극 작품들이 작가 정신이나 연극적 스타일, 또한 연극적인 언어의 메소드의 개발과 표현 방법들이 상당히 다양해지며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 참으로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기분 좋은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또다시 연극 공연장을 찾을 날을 기대해 본다.

 

글_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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