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쁜 자석’은 ‘9살에 만나고, 19살에 사랑하고, 29살에 내 인생이 되었다’는 말처럼 어른이 돼가는 4명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청춘 이야기를 들려준다. 4명의 주인공은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웃음으로 관객을 울고 웃긴다. 특히 이번 공연은 강한 비트와 사운드 음악을 사용해 19세 청년들의 젊은 청춘을 실감 나게 살렸다.

세 명의 인물은 고든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서서히 어른으로 성장한다. 무대는 마치 어른들을 위한 성장 동화 같다. 슬프고도 뭉클한 성장을 담은 연극 ‘나쁜 자석’을 관객들은 어떻게 봤을까? 인터파크 관객평가를 통해 연극 ‘나쁜 자석’을 본 관객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 꼭꼭 숨겨둔 어린 시절, ‘성장’을 위해 펼쳐놓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곁에 누군가가 함께하기를 원하지만, 완벽히 소통하고 온전한 하나가 되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같은 극의 자석처럼 서로를 밀어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외로움’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슬픔과 상처 속에서 살아온 3명의 인물은 어린 시절을 기억해 나간다. 자신들의 순수한 추억과 동시에 부끄러운 모습들을 꺼내보면서 이들은 ‘외로움’을 덤덤히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간다.  

대부분의 관객은 네 주인공의 슬픈 어린 시절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파크 아이디 jasmina** 관객은 “보면 볼수록 고든, 프레이져, 폴, 앨런에게 빠지게 됩니다. 처음 볼 땐 고든에게 마음이 가더니 그다음엔 10년 동안 방황하고 다닌 프레이져 인생이 불쌍했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모든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려는 앨런이 가여워졌습니다. 이들의 싹이 과연 어떻게 될지 가슴이 먹먹합니다”고 말했다. you07** 관객 역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려 와서 펑펑 울다 나왔는데 전 아직도 제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 그 감정을 정리하지 못했어요. 이끌리지만 밀어낼 수밖에 없는 관계들 속에 우리 모두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퍼요. ‘애정’, ‘우정’ 등 우리들의 모든 관계를, 더 나아가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극 ‘나쁜 자석’이 주는 담담한 위로에 감동을 받았다는 평도 주를 이뤘다. 인터파크 아이디 jihe8** 관객은 “삶에 지친 영혼을 달래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지루한 일상 속에 오아시스와 같은 빗줄기를 줄 수 있는, 일상에 지쳐 더욱 힘겨운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달랠 수 있었습니다. 우울했던 저에게 모처럼 큰 의미와 함께 힘을 얻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삶에 지치고, 버거운 사람들에게 잠시 동안 안락한 휴식과 위안을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공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사람과 함께 보시면, 영원히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과 휴식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좋은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29세의 세 친구는 고든이 쓴 동화들을 읽으며 이들이 덮어두려 했던 상처와 마주한다. 아이디 fili** 관객은 “상처를 드러내야 회복도 되는 거겠죠. 누군가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같은 친구를 다르게 기억하는 세 친구. 이들은 각자 상처를 감추고 살다가 고인의 10주기를 기념하여 모인 자리에서, 서로의 상처를 들춥니다. 이 과정은 이들에게 큰 아픔을 주지만 결국 내리는 꽃비처럼 아름답게 고든과 슬픈 어린 시절을 잔잔히 떠나보냈을 거 같네요”라고 말했다.

- 연극 ‘나쁜 자석’은?

연극 ‘나쁜 자석’은 지난 2007년 두산아트센터 개관작으로 공연돼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기억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며, 우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에 대해 감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친구들끼리 결성한 밴드, 복화술사의 인형, 극중극으로 다루어지는 ‘하늘 정원’과 ‘나쁜 자석’ 두 편의 동화는 관객에게 깊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추민주 연출을 비롯하여 배우 송용진, 홍우진, 정문성, 장현덕, 이동하, 이규형, 김보강, 김대현이 작품에 함께 참여했다. 연극 ‘나쁜 자석’은 2013년 1월 2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열린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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