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이하 세르게이)’가 11월 25일(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에서 ‘세르게이&임희숙 집시 바이올린의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내한공연을 갖는다. ‘세르게이’는 ‘몰도바(Moldova)’, ‘도로기(Dorogi)’ 등의 음악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음악가다. 삶이 녹아있는 드라마틱한 연주는 그가 월드뮤직 아티스트로서 더욱 사랑받는 이유기도 하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질 이번 내한공연은 세 차례 한국을 찾은 바 있는 ‘세르게이’의 애정이 담긴 무대로 꾸며진다. 내한공연을 성사시킨 뮤직주엔터테인먼트의 김준경 대표는 “같은 내한공연이라고 하남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조금 더 특별하다. 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하지 않았던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세르게이’의 아름다운 연주뿐 아니라 짙은 영혼의 목소리를 가진 한국 아티스트 임희숙이 출연해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내한공연에 대해 뮤직주엔터테인먼트의 김준경 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세르게이’가 네 번째 한국 무대를 찾는다. 어떻게 처음 한국에 ‘세르게이’의 음악을 소개하게 됐나?

‘세르게이’는 2005년에 처음 알게 됐다. 우연한 계기로 ‘세르게이’의 음악을 접했는데 가슴에 와 닿는 부분들이 있더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세르게이’의 연주를 들으면서 우리 정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 이런 연주자를 한국에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연장에 계시는 분들에게도 많이 여쭤봤다. 그랬더니 다들 좋아하더라. ‘세르게이’가 내한공연 오게 되면 우리 공연장에 세우고 싶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공연을 추진하게 됐다.

- 평소에도 집시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

아무래도 음악 쪽 일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음악 관련 일을 하기 전에도 좋아했지만 집시음악 같은 지역적인 음악을 원래 좋아했다. 집시 음악에 관심을 많이 줬던 건 한국적인 정서와도 비슷해서였던 것 같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공연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 것 아닐까.

- 방금도 말씀해주셨지만 집시 음악은 한국적 정서와 비슷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김준경 대표가 생각하는 집시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우선 한국 음악과 집시 음악은 감성적으로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는 게 가장 쉬운 대답인 것 같다. 예를 들어, 국악은 사물놀이 연주를 하면서 다른 악기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않나. 집시 음악도 바이올린과 아코디언이 연주를 하다가 또 다른 기타나 악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기도 한다. 선율은 한국의 ‘정’, ‘한’과 같은 정서가 있어 서글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즉흥적인 연주도 집시 음악의 매력 중 하나다. 한 명이 리드를 하면 재즈 즉흥 연주처럼 음악이 풀어져 나온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다이나믹하다. 그리고 클래식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과도 잘 어우러진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

-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음악에서는 어떤 매력을 느꼈나?

세상에는 집시 음악 연주자가 참 많다. 아주 잘 알려져 있지만 ‘세르게이’는 기본적으로 아주 질이 높은 연주를 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 사람이 아주 ‘인간적’이라는 거다. 연주자이기에 앞서 공연을 기획하는 나도 사람이지 않나. 처음 만나 말이 통하지 않을 때도 참 인간적인 교감이 느껴지더라. ‘세르게이’의 그런 부분이 음악에 녹아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기본적인 마음이 녹아 있어서 연주를 듣는 사람의 마음에 더 감정적으로 다가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연주가 인위적이거나 교과서적이지 않다. ‘세르게이’는 그날그날에 관객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즉흥연주를 한다.
 

-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은 ‘세르게이’의 단독 공연이 아니라 한국의 뮤지션 임희숙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를 땐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기획하는 사람과 연주자들도 그렇다. ‘세르게이’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좋아한다. 이번 공연을 하기 전에 임희숙 씨와 함께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다. 목소리와 연주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세르게이’도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하남이라는 지역이 미사리로 대표되듯 대중 음악적인 문화 요소가 있다. 그런 점을 살려 ‘세르게이’ 고유의 음악과 임희숙 씨의 대중 음악적인 목소리가 융화되고 복합적으로 보여 지는 모습이 좋을 것 같았다.
 
 

- 하남 공연은 다른 ‘세르게이’의 내한공연과 또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지역적으로 서울과 가까우면서 공연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굉장히 잘 지어진 공연장이다. 공연 기획, 홍보, 무대, 음향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세르게이’에게 많은 관심을 준다. ‘세르게이’도 다른 극장에서 안 했던 것들을 이 극장에서 많이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특별한 점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다.

-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관객에게 어떤 것들을 전하고 싶은지?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가곡서부터 대중이 사랑해온 탱고 음악도 포함돼 있다. ‘세르게이’ 특유의 시베리안 집시음악을 비롯해 동유럽의 집시음악, 클래식도 연주할 예정이다. 하남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계절과 딱 맞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실 것 같다.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뜻함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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