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이 창작무용 ‘그대, 논개여!’로 관객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은 올해 6월 부임한 윤성주 예술감독이 대본, 안무, 연출을 도맡은 첫 작품이다. 작품은 진주성 전투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의암에서 뛰어내린 의기(義妓) 논개의 이야기를 담는다. 논개와 왜장이 인간적으로 서로에게 끌렸다는 허구적 상상 아래 출발한다. 새로운 신임 예술감독 윤성주의 작품 방향과 예술적 색채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는 어떤 무대일지 미리 들여다봤다.

탄탄한 기반으로부터 출발한 ‘그대, 논개여!’

국립무용단의 ‘그대, 논개여!’는 기존에 선보였던 탄탄한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토대로 한다. 작품은 2000년 윤성주가 국제무용협회 기획의 ‘우리 춤 빛깔 찾기’에서 20분 길이로 선보였던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와 2001년 이를 70분 길이로 발전시킨 장편무용극 ‘강낭콩 꽃보다 더 푸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윤성주는 이 작품에서 대본, 안무, 출연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작품은 한국 춤의 정서를 밀도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와 당시 보기 어려웠던 남성무용수들의 힘찬 군무로 눈길을 끌었다.

작품은 국가를 강탈당한 논개와 논개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충성심 사이에서 방황하는 왜장의 갈등을 담는다.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는 논개의 사당을 찾은 한 시인의 앞에 나타난 혼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번 공연은 혼들이 풀어놓는 과거의 사건들과 비통하게 죽은 넋을 위로하는 과정이 주축이 된다.

작품은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닌 논개와 왜장의 갈등에 중점을 둔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여인이 겪었을 내적 혼란’과 ‘왜장과 논개와의 관계는 무엇이었을까’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는 전통춤, 발레, 창작 춤 등 다양한 춤 언어를 사용해 인물의 내면에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논개와 왜장, 논개의 내면과 왜장의 내면을 각기 다른 무용수들이 연기하게 한다. 윤성주는 이 과정으로 내면과 외면이 소통하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왜구의 침략을 표현하는 남성 군무와 민초들의 시대적 상황을 연출하는 군무가 웅장하게 연출된다.

스타무용수와 신예들의 시너지 효과 UP

국립무용단은 그동안 한국무용의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해온 단체다. 현재도 최진욱, 이정윤, 조재혁, 장현수, 김미애 등의 스타무용수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는 신예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10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해 꾸준히 실력과 인지도를 쌓아온 송지영, 송설, 조용진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후 21세의 나이에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장윤나가 출연한다. 이들이 선배무용수들과 함께 불러일으키는 시너지효과도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의 볼거리로 작용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개성의 역할과 인물해석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시인 역은 객원무용수 김윤수와 최진욱이 맡는다. 논개 역은 신예 송지영과 장윤나가 캐스팅됐다. 논개와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왜장 역은 이정윤과 송설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논개의 내면을 연기하는 분신 역은 장현수와 김미애가 출연한다. 왜장의 내면을 표현할 분신 역에는 조용진과 조재혁이 함께한다.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는 2012-2013 국립레퍼토리시즌 테마 ‘한국여인의 초상’의 일환으로 펼쳐진다. ‘그대, 논개여!’는 지난 9월 열린 ‘도미부인’에 이은 두 번째 공연이다. ‘한국여인의 초상’의 마지막 작품으로는 내년 6월 ‘춤, 춘향’이 펼쳐질 예정이다.

작품은 11월 16일부터 11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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