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문화예술회관은 하남시의 유일무이한 공연장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한 곳도 없는 하남시에서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하남은 수도권 근처에 있어 지역 내에서 친근하게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렵다. 2006년 개관한 하남문화예술회관은 그동안 지역민과 소통하고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비싸다’ ‘어렵다’ 관객의 불편 수용…공연장의 문턱 낮춰

지역문화예술회관은 뮤지컬, 연극, 콘서트, 행사 등 수많은 공연 콘텐츠들이 무대에 오르고 내린다. 수도권 지역에서 흥행했던 대형 작품부터 해외 아티스트 초청공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높은 가격대의 티켓가격과 대중과 친밀도가 낮은 장르는 여전히 지역민들이 친근하게 다가가기에는 어려울 때가 많다.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시민들이 쉽고 즐겁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티켓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관객들이 먼저 공연장에 다가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 서울과 똑같이 펼쳐지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임에도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절반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했다.

하남에서 활동 중인 아트컴퍼니 나누리의 박진희 대표는 “하남문화예술회관이 생긴 이후 하남 시민들의 문화적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남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처음 예술회관을 개관했을 때만 해도 기본적인 공연장 에티켓을 알고 있는 관객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공연 에티켓은 물론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의 박만진 팀장은 회관의 5주년을 기념하는 인터뷰에서 공연장의 가장 큰 성과로 “문화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하남은 극장이 한 곳도 없다. 극장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개관 초창기에 열린 클래식 공연에는 다음 악장까지 못 들어간다고 하면 불만을 표출했다. 멱살이 잡힌 적도 있다. 초대권을 들고 와서 환불해 달라는 관객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은 극장 문화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상황이다. 지금은 그런 관객이 거의 없다. 문화적인 부분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남의 문화인들을 위하여 ‘지역 예술인 육성프로젝트’

최근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지역 예술인 육성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 자체 내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남시의 예술인을 육성하고, 문화적 발전도 도모할 수 있는 ‘1석 3조’ 프로그램이다.

박만진 팀장은 ‘지역 예술인 육성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하남문화예술회관을 개관한 지 5년이 됐다. 관객분들도 많은 것을 기대하는 시기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는 편이다. 이 프로젝트는 하남문화예술회관이 지역 예술인들과 손을 잡고 지원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기획됐다. 기획 목적은 ‘함께 간다’는 느낌으로 지역 예술인을 한 단계 나아가게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 예술인 육성프로젝트’는 지난 7월 하남시립여성합창단이 참여한 ‘콘서트W’와 9월 실제 하남 신장고등학교의 음악교사가 참여한 ‘스쿨음악회’라는 결과를 낳았다. 두 공연 모두 관객에게 수준 높은 내용의 콘텐츠를 전달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하남문화예술회관 문예아카데미 2주년…더욱 탄탄해진 운영

하남문화예술회관 문예아카데미는 지난 2011년 시작됐다. 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그램 기획과 실력파 강사진들을 포진해 질 높은 강의를 들려주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 문예아카데미는 2011년 개강 후 1년간 시범적으로 운영을 마쳤다. 2012년 문예아카데미는 1년간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더 탄탄한 프로그램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 문화교육팀 최미경 대리는 문예아카데미의 취지에 대해 “회관에 하남의 많은 시민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오고갈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예아카데미는 발레, 성악, 연극 등 예술성이 가미된 다양한 강좌들을 선보이고 있다. 하남시가 갖고 있는 주거형 중심의 지역 특성을 살린 ‘성인 야간 중심의 강좌’를 개설해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하남문화예술회관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미경 대리는 “다른 곳과 동일한 강좌라도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을 섭외하고 있다. 또한, 한 강의를 듣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예를 들어, 기타 강좌의 경우 ‘초급강좌’, ‘중급강좌’, ‘고급강좌’로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사회 복지의 역할 담당…하남 실버 연희극

올해의 경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하남 실버 연희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남 실버 연희극’은 하남의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가무를 결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문화 혜택을 제공뿐 아니라 하남시 노인 복지의 차원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번 ‘연희극’에는 하남의 문화예술인 김홍주를 필두로 하남시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참여한다.

김홍주는 ‘하남 실버 연희극’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해 “책 읽기도 돋보기 없으면 못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대사를 외워서 자기 역할을 하신다. 한 대사 한 대사 열정을 갖고 하신다”고 전했다.

‘하남 실버 연희극’에 참여 중인 오경자(하남시 덕풍경)는 “집에만 있으면 치매가 올 수도 있고, 몸이 안좋아질 수 도 있는데 이렇게 나와서 활동하다 보니 그럴 염려가 없는 것 같다. 연극적인 면이 있어서 재미있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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