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사의 ‘시사다큐팀’ PD인 대주는 고의적인 허위 제보에 속아 징계 위기에 처한다. 그는 징계를 피하기 위에 마음에도 없는 ‘휴먼다큐팀’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담는 휴먼 다큐는 그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대주가 골머리를 싸고 있을 때, 운명처럼 그에게 흥미로운 소재거리가 눈에 띈다. 그것은 바로 ‘평화소년 교도소’와 ‘법무부’ 사이에서 벌어진 ‘소년장기수 이감 문제 갈등’이다.

대주는 어떻게든 이 소년장기수들의 이야기를 이슈화해 다시 시사다큐팀으로 돌아갈 계획을 짠다. 궁여지책 끝에 소년장기수들로 구성된 ‘밴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대주는 공연 직전 피해자들과 피의자 가족들을 불러들여 최대한으로 이슈를 터뜨리려 한다.

기대에 부풀어 있는 대주의 희망과는 달리 소년원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살벌하기만 하다.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그들에게는 각각 ‘절도’와 ‘폭력’은 물론 ‘방화’에 ‘살인’까지 살 떨리는 죄명들이 달려있다.

대주는 아이들을 밴드에 들어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모범수라고 불리는 아이는 깍듯한 말 속에 가시를 품고 있다. 강남의 외제차 23대에 불을 지른 아이는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는다. 나머지 아이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만만치 않은 아이들을 상대로 대주는 이들을 연습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는 아이들을 자극하고 닦달하며 조금씩 밴드로서의 걸음을 나아간다. 점점 아이들과 가까워질수록 그의 눈에는 범죄자가 아닌 ‘소년’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젊은 극단 내여페가 만드는 연극

연극 ‘찍힌놈들’ 실제 소년장기수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십대 청소년들이 소년원에서 성장하며 겪어야 했던 아픔과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밴드 음악’을 더해 다룬다.

연극 ‘찍힌놈들’은 ‘내여페 the stage’의 개관작이다. 작품은 올해 초 알과핵 소극장에서 한 차례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오픈런으로 펼쳐진다.

‘내여페 the stage’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대주’ 역에 배창호, ‘재강’ 역에 임영준, ‘윤호’ 역에 김권, ‘지성’ 역에 김운현, ‘소만’ 역에 서강우, 멀티맨으로 권세봉이 출연한다.

극단 내여페는 2009년 창단했다. 이후 매년 소외된 동세대의 곁을 위로하는 새로운 창작작품들을 선보였다. 한물간 DJ와 환영받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단 작품 ‘오후 2시 라디오를 켜세요’를 시작으로 동성애를 다룬 ‘앨리스 in 원더랜드’, 흥부전을 기발하게 재해석한 ‘수상한 궁녀들’ 등을 선보였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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