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명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뿌리 깊은 나무’가 10월 6일부터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무대에 오른다.

원작은 한글 반포 전 7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부제처럼 ‘누가 왕의 학사를 연차적으로 죽였나’를 밝혀내려는 주인공의 행적을 담아낸다. 추리는 주인공의 회상, 기억, 재현을 통해 긴박한 극적 리듬을 타고 이어지게 진다. 광대는 각양각색의 오브제(대소도구)와 연기를 통해 주인공이 겪은 사연을 펼치면서 마침내 극의 정점인 범인과 한글창제의 비밀을 밝혀내게 된다.

2012년 창작 초연인 이번 작품은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한글’을 소재로 문화강국 코리아를 추구하는 글로벌 공연 프로젝트다. 한글 창제의 비의(秘義)와 법리(法理)를 우리의 전통 공연 양식과 연희를 채용해 한국 전통음악과 함께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한다. 작품은 ‘용’ 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도교문화원 공연, 국내 문화예술회관 지역 투어 및 유럽(영국, 프랑스 등) 국제 공연페스티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한밤중 전옥서에 주인공 채윤이 끌려 들어와 감금된다. 공포와 절망에 사로잡혀 있는 채윤 앞에 광대 희광이가 나타난다. 채윤은 희광이에게 지난 엿새 동안 벌어졌던 살인사건과 범인을 찾아 몰두했던 지난 엿새 동안의 일들을 차근차근 털어놓는다. 다섯 학사의 죽음과 그에 얽힌 엿새 동안의 일들이 채윤의 이야기와 희광이의 재현으로 펼쳐진다. 희광이는 광대 패들과 어울려 한판 놀기도 하면서 채윤이가 모르고 지나쳤던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게 한다.

이번 작품은 홍원기가 각색을, 이기도가 연출을 맡았다. 출연 배우로는 권성덕, 원영애, 김경익, 손경원, 이창희, 류대식 등이 참여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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