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무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어린이뮤지컬 ‘춤추는 빨간 구두’는 자신을 못났다고 여기며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이 댄서의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극 ‘레슬링 시즌’은 왕따와 학교폭력은 물론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청소년의 정체성 고민까지 담아낸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동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도 있다. 아동 및 청소년의 올바른 정서교육을 고민한다면 일방적인 주입식 가르침보다는 감동적인 공연 한편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따돌림당하는 아이와 따돌리는 아이 간의 갈등과 화해 그려”
어린이뮤지컬 ‘춤추는 빨간 구두’

왕따를 경험하는 아이들은 소외감은 물론이고 ‘나는 못났다’,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다’라는 자기학대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뮤지컬 ‘춤추는 빨간 구두’의 관계자는 “스스로를 예쁘지 않고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라고 말하며 어린아이들의 자신감 회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춤추는 빨간 구두’는 댄스가수가 꿈인 주인공 초원이가 타고난 재능도 없고 얼굴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감을 잃고 울고 있는 초원이에게 찾아온 천사는 신기만 하면 저절로 춤이 잘 춰진다는 ‘마법의 빨간구두’를 선물한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얻은 재능의 결말은 과연 행복을 가져올 수 있을까.

작품은 어린이들의 진로 결정과 꿈에 대한 노력의 소중함도 전달한다. 어린 나이에 진로를 결정하고 조기교육에 힘을 쏟는 현실 속에서 어린이 스스로에게 자신이 현재 가진 꿈과 노력을 돌아보게 한다. 공연 관계자는 “안데르센의 원작이 주인공이 큰 벌을 받고 끝나게 되는 스토리인데 비해 이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서로 뉘우치고 화해하며 감동적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고 작품의 특징을 밝히기도 했다.

공연은 6월 2일부터 7월 29일까지 강남 윤당아트홀의 무대에 오른다.

“넌 나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나를 몰라”
연극 ‘레슬링 시즌’

심판을 제외한 모든 배우는 레슬링복을 입었다. 부저가 울리고, 레슬링 경기가 시작된다. 스포츠극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연극 ‘레슬링 시즌’은 청소년 시기 왕따와 폭력, 성 정체성 등의 고민을 담은 청소년극이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서충식 연출은 “청소년들이 가진 문제는 워낙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고등학생들은 입시와 왕따, 폭력 문제가 많다. 이번 극에는 어떤 하나의 문제만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고 하루하루 일어날 수 있는 청소년들의 여러 문제들을 다양하게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8명의 고등학생, 1명의 심판, 지름 9m의 원형 매트가 있는 무대 위에서 끊임없는 겨루기가 계속된다. 매 라운드마다 그들이 온몸으로 부딪히는 것은 일상에서 매일매일 마주치는 문제들이다. 왕따, 소문, 폭력, 사랑, 정체성 등 도망가고 싶은 문제들에 맞닥뜨린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속에서 문제는 커지고, 추측이 소문으로, 소문은 사실로 증폭된다.

작품에는 범죄, 학원폭력 속에서 누구를 따돌리기도 하고, 왕따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소문을 만들기도, 소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민감한 상황들에 몸으로 부딪힌다. 연극 ‘레슬링 시즌’은 결국 청소년들이 내면에 던지는 ‘과연 나는 누구이고, 우리는 누구를 규정지을 수 있는가?’와 같은 불편한 질문들을 까발리는 경쾌하고도 흥미진진한 실험극이다.

청소년 문제를 다룬 연극 ‘레슬링 시즌’은 6월 10일까지 (재)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차별방지와 상호존중을 위한 아동의 다문화 이해가 중요”
아동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

다문화 이해 아동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는 ‘세이브더칠드런 다양한국만들기 캠페인’으로 제작된 공연이다. 관람료는 1,000원으로 공연의 수입은 모두 다문화 이해교육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공연관계자는 “비(非)다문화 가정의 초등학생들이 공연 관람을 통해 ‘차이’를 ‘차별’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극단 사다리’는 2011년 초등학교를 찾아가 일반 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 이해교육을 실시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차별과 편견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반 아동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작품은 다문화를 상징하는 가상의 나라로 ‘카카’를 설정하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 ‘시내’는 카카족이 된다. 공연에서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카카족의 음악, 음식, 언어 등을 흥겹고 우아하게 표현한다. 카카 체험학습에서는 배우들은 관객들과 함께 구음으로 리듬을 만들고, 객석의 도움을 받아 연극의 장면을 완성시킨다.

2명의 라이브 연주자와 코러스들의 일인 다역, 랩과 노래, 특징적인 움직임, 의자와 우산 등 소품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인다. 공연은 2012년 6월 10일까지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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