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일반대중이 예술가(단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주목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 2012년의 첫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눔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개인의 고액기부나 기업차원에서의 예술지원 프로그램이 많은 데 비해 일반인의 기부 참여는 어려웠다. 크라우드펀딩은 일반인의 소액기부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익명의 다수 후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모금 형식으로, 국내에서 문화예술분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첫 시도다. 모금에 대한 홍보는 주로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2012년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추진에 대해 총 62개의 예술단체가 신청했다. 이 중 총 12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첫 크라우드펀딩, 런던올림픽 ‘오성과 한음’ 프로젝트

올해 첫 번째 크라우드펀딩은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승전을 기원하는 대국민 국악 응원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명은 ‘오천만 국민의 성원을 한국의 음악으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오성과 한음’(단체: 국악지음)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눔부 관계자는 “우리 전통 국악을 독특한 소재와 흥미로운 장르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해 첫 프로젝트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펀딩 목표금액은 3,000만 원으로, 모금액은 대한민국 선수단을 응원하는 국악 응원가의 작곡과 K-POP 아티스트, 국악계·체육계 인사 및 크라우드펀딩 기부자를 포함한 일반대중 총 2,500명이 함께 대규모 퍼포먼스를 하는 LipDub 뮤직비디오의 제작비용으로 사용된다. (LipDub은 Lipsync(립싱크)와  Dubbing(더빙)의 합성어로 하나의 노래에 맞춰 여러 명이 립싱크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말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올림픽 기간, 현지 홍보부스에서 상영돼 한국의 소리를 세계인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프로젝트는 6월 22일까지 문화나눔포털(fund.arko.or.kr)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무통장입금·계좌이체·휴대폰결제 등이 모두 가능하다. 크라우드펀딩 기부자에게는 LipDub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출연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권영빈 위원장은 ‘오성과 한음’은 국민이 함께 올림픽을 즐기고 응원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의 전통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문화예술단체의 자체인력 부재, 용어 혼용 등 어려움 있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소액기부 문화를 조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하여 작년 4월부터 크라우드펀딩을 시행해 오고 있다.

문화예술분야의 크라우드펀딩 첫 시도인 만큼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도 있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눔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문화예술단체의 자체 기획인력, 홍보인력, 전담인력이 부재한 실정이다. 정기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국내 현실의 어려움을 전했다. 또한, “일부 사설 사이트의 경우 영리 목적도 있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기금조성은 영리 목적이 아니므로 진행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최종 목적은 문화예술 분야의 소액기부 문화 활성화에 있다. 기부처와 수익처의 중간 플랫폼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용어의 혼용도 일반 대중의 이해에 혼란을 준다. 예술나눔부 관계자는 “현재 ‘소셜펀딩’, ‘크라우드펀딩’ 등 용어가 혼용되고 있어 일반인에게 혼란을 준다”고 전했다. 또한, 복지나 예술 분야의 기부를 바라보는 일반대중의 관점에도 아직 장애요인이 남아 있다. 관계자는 “일반대중의 소액기부에 대해 ‘우리까지 기부해야 하나’와 같이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관점이 아직 남아 있다”며, “문화예술단체 지원 필요성에 대한 인식 자체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2012년 크라우드펀딩, 무엇이 달라질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1년 총 761명의 기부자가 참여, 4천 9백여만 원의 펀드를 조성했고 총 7개의 프로젝트를 후원했다. 프로젝트로는 50대 연기자 그룹 ‘레 미제라블’,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기획한 ‘아리랑프로젝트’,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오케스트라’, 행복나무 ‘삶과 나눔 콘서트’, 서울발레시어터 ‘호두까기 인형’, 시각미술작가 박기원, 이원국 발레단 등이 선정돼 기금을 지원받았다.

그렇다면 2012년 크라우드펀딩 사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질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눔부 관계자는 “올해는 참여단체를 12개로 늘렸고, 모금목표액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최종금액을 전달할 예정이다. 기업을 통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또한,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 대해 “프로젝트는 분야가 골고루 이루어지도록 기초예술분야 중심으로 연극, 무용, 전통예술 등 다양하게 선정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작을 기반으로 장르에 편중되지 않고, 일반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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