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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performance] ‘LDP 무용단’의 ‘Sound Express’, 움직임을 통한 소리, 소리를 통한 움직임의 작업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우리나라 무용단 중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LDP무용단'이 3월 7일에서 8일 동안 2001년 창단 이후 8번째 정기공연을 가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의 현대무용 전공 졸업생들로 구성된 'LDP무용단'은 이번 정기공연작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미나유 안무의 'Sound Express'를 발표했다.
'Sound Express'는 무용을 통한 사운드, 즉 소리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용의 반주나 배경 정도로만 사용되던 음악이 작품의 가장 큰 소재로 등장하면서 몸으로 표현되는 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해마다 뛰어난 안무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온 'LDP무용단'의 이번 공연 역시 아주 새로운, 그래서 더욱 'LDP무용단' 다운 작품이었다. 움직임과 소리의 작업으로 어느 하나를 우위에 두기가 어려운, 움직임에 의한 소리, 소리에 의한 움직임의 작업이었다.


-생소하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

'Sound Express'에 등장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소리를 표현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아주 다양한 사운드와 음악에서 느껴지는 바를 몸을 통해 나타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무용수들의 신체는 각 장면마다 일종의 마술에 걸린 듯 했다.
이전의 미나유 교수 인터뷰를 통해 힌트를 얻은 바에 의하면 각 장면마다 무용수들은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혹은 술이 취했을 때처럼'이라는 상황을 설정해 새로운 움직임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것을 익숙한 움직임의 범위를 벗어나서 더 넓게 표현해 냈다. 발레의 형식을 깨고 등장한 현대무용처럼, 'LDP무용단'의 작품은 우리가 현대무용이라고 생각해온 움직임의 틀을 벗어났다.
'Sound Express'는 소리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의 대표적인 것인 '사운드'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래서 사운드를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한 이 작품이 너무나도 생소하게 보였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사운드'를 '움직임'으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무용에 주로 쓰이는 움직임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무용이 정해놓은 규칙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어떤 음악이나 소리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낯설지만 듣다보면 아주 익숙해지고, 그 음악이 좋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눈에 보이고, 움직이는 사운드

'Sound Express'에는 클래식 음악에서 엘비스의 노래까지, 그리고 박수 소리에서부터 아주 전자적인 소리까지 등장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사운드를 다 집어넣고 싶었다는 안무자의 의도에서 탄생한 음악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그런 많은 소리들이 귀에 들릴 뿐 아니라, 눈에도 보인다. 이 작품은 음악이 아닌 사운드에 집중하고 있다. 음악은 많은 사운드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한 모든 음악들을 사운드의 단위로 쪼개어 그 사운드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슬픔에 찬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중심을 잡기가 힘들고 허우적거리게 되는 것처럼 왠지 모르게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포착해냈다. 무용도 그렇지만, 사운드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듣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다. 그래서 온갖 사운드들이 스쳐 지나가는 'Sound Express'라는 작품은 모든 관객에게 다른 의미로 해석되었을 것이다. 'Sound Express'를 천명이 관람했다면 천개의 작품이, 만 명이 관람했다면 만개의 작품이 탄생했을 것이다.


-움직임과 사운드의 뒤에 숨어있는 ‘손’의 스토리

사운드와 함께 안무가가 집중한 요소는 바로 '손'이다. 작품에는 계속해서 손이라는 스토리가 무용수들을 따라다닌다. 어떻게 보면 손은 얼굴보다도 더 다양한 표현을 한다. 단순히 손바닥을 폈을 때와 주먹을 쥐었을 때의 의미가 다르듯이 손의 표현은 수없이 많은 의미로 확장될 수 있다. 무대 뒤 한 쪽에 놓인 구멍이 몇 개 뚫려 있는 상자는 바로 손을 주목하게 만드는 도구이다. 그런 손의 표현들을 해석해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엇이라고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분위기를 손의 표현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귀에 들리는 사운드와, 눈에 보이는 움직임 뒤에 손이라는 메시지를 살짝 감추어 놓은 듯하다. 손으로 하는 일들이 너무 일상적이어서 집중하지 않고서는 그 메시지를 찾아낼 수 없다. 무용의 움직임은 발과 다리의 표현에 치중해 있는지도 모른다. 손은 너무 작고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많은 용도로 활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더라도 익숙해 보인다. 그러나 손은 위대하다고 할 만큼 너무 많은 일을 해낸다. 그리고 너무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은민 객원기자 ssunny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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