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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수 '틀', 고요한 파장을 일으키다

 

지난 6일 국립극장의 ‘안무가 페스티벌 2007’은 안무가 김윤진, 안성수, 김윤수의 ‘명작 시리즈’가 상연되었다. 그 중 안성수 의 ‘틀’은 조용하면서도 폭발력을 지닌 예술가의 예술혼과 닮아 있었다.

춤은 한국 전통춤의 기본 동작으로 보였으나 때로는 발레, 모던댄스와 닮아 있기도 했다. 시작은 굿거리장단으로 조용하게 시작하는데 그에 맞춰 느릿하게 이어지는 춤을 선보인다. 단순하지만 어려워 보이는 그 호흡법은 때로는 절도 있는 면모를 보여주는 등 제법 우리가락과 어울렸다.

작품은 기승전결의 구조가 아닌 하나의 통일된 구조로 이어졌다. 그것은 역동적이진 않지만 스윙(swing)하는 물체의 변속을 느끼는 것과 같았다. 물결처럼 고요하지만 순간순간 날카로운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파장을 일으켰다.

장구의 장단이 모두 끝나고 고전주의 음악이 흘렀다. 격정적인 움직임은 없었으며 무용수들이 만들어 내는 선의 미(美)는 발레와 같았다. 그 곳은 고정화 된 형식적 요소들이 존재했다. 발레, 고전음악은 모두 형식미를 자랑하지 않는가? 물론 한국 전통무용도 형식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안무자는 ‘틀’이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듯하다.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그 ‘틀’을 매우 유연하게 보이게 했기 때문에 부정적 의미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 곳은 어떠한 변형도 어울려 보였다.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정의할 수 없을 만큼 각각의 것들은 촘촘히 결집된 형태로 존재했다.

안무자가 말하고자 하는 ‘틀’은 우리를 둘러싼 ‘삶’이라는 거대한 ‘틀’일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그 운명은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며, 고달프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삶 속에서 매우 자유롭다.
그 사실은 ‘틀’을 깨면 더욱 와 닿을 것이고, 자유로움은 ‘삶’에서 벗어났을 때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안무자는 그렇게 조용히 읊조리며 말을 걸어 왔다.



김유리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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