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의 음악은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록, 탱고, 발라드, 가스펠, R&B 등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담은 음악은 1996년 토니상의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뮤지컬 ‘렌트’의 원작자인 ‘조나단 라슨’은 젊은 예술가들의 불투명한 내일과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이라는 테마를 음악 속에 절묘하게 담아냈다.

2011년 뮤지컬 ‘렌트’에서 ‘미미’ 역으로 참여했던 배우 윤공주는 뮤지컬 ‘렌트’ 중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에 대해 “‘I'll cover you’를 좋아한다. 작품 속 엔젤의 사랑이 정말 좋다. 다른 것 필요 없이 천 번의 키스면 된다고 말하는 그 두 사람의 사랑이 멋지다. 콜린이 부르는 리프라이즈(반복) 부분도 좋다”고 말했다.

기자의 이야기 : 사랑의 완벽한 이상향

뮤지컬 ‘렌트’ 속 ‘I'll cover you’는 에이즈 양성반응의 엔젤과 콜린이 부르는 사랑의 듀엣이다. 같은 성별로 태어났지만 단숨에 사랑에 빠진 그들은 성별, 상처, 과거는 뒤로 미뤄둔 채 지금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무대 위, 죽음을 앞둔 두 사람이 앞뒤를 따지지 않고 서로에게 모든 것을 던지는 절절함을 보고 있노라면 저것이 ‘사랑의 완벽한 이상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뮤지컬 ‘렌트’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오래전이지만 제대로 다시 듣게 된 것은 뮤지컬 관련된 교양 수업을 듣던 대학교 3학년 시절이었다. 수업 중 ‘조나단 라슨’이 1996년 뮤지컬 ‘렌트’의 첫 프리뷰 공연을 앞둔 채 대동맥혈전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을 듣는 순간 미묘한 감정들이 속에서 일렁였다. 죽음과 맞닿아 있는 그의 운명이 뮤지컬 ‘렌트’ 속의 삶과 죽음, 진실, 사랑, 우정을 더 간절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떠난 원작자를 떠올리자 선율들이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이후, 뮤지컬 ‘렌트’의 음악은 삶이 절실해 질 때 찾아듣게 되는 곡 중 하나가 됐다.

뮤지컬 ‘렌트’ 속 ‘I'll cover you’ 어떤 노래일까?

‘I'll cover you’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뮤지컬 ‘렌트’ 속에서 다양한 멜로디로 변주되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엔젤이 떠난 뒤 콜린이 부르는 리프라이즈(반복 부분)는 뮤지컬 음악의 효과를 톡톡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화랑’ 등을 연출한 성천모는 “뮤지컬 ‘렌트’의 ‘I'll cover you’의 리프라이즈를 가장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렌트’의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의 팬이라서 그런 것도 있다. 뮤지컬 ‘렌트’ 속에 나오는 ‘I'll cover you’ 리프라이즈는 뮤지컬의 정의를 내려주는 리프라이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젤은 여장 남자이자 거리의 천재 드러머다. 콜린은 컴퓨터 천재다.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히 불량배에게 얻어맞은 콜린을 엔젤이 구해주면서 시작된다. 한 눈에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주저 없이 서로에게 뛰어든다.

‘I'll cover you’는 엔젤과 콜린이 서로를 향해 오직 “바라는 건 천 번의 키스”라고 말하는 사랑스러운 뮤지컬넘버다. “사랑은 살 수 없다 말들 하지만 빌릴 수 있어 우리, 지금 너와 나처럼”, “안겨 봐요. 덮어줄게요. 당신의 코트가 되고 싶어. 넌 나의 왕 난 널 위한 궁전. 아니 넌 나의 여왕 난 너의 기사”라고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두 사람의 사랑 고백은 닭살스럽지만 사랑스럽고,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절절하다.

정지혜 기자 사진_홍아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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