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정은 어린 나이지만 열정을 다하는 플루티스트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고민하는 음악가다.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정과 의지로 성실히 준비한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는 ‘노력한 자’에게서만 보이는 당당함이 엿보인다. 손소정에게 그의 음악적 특색을 묻자 “아직은 어리고 학생이기 때문에 단편적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의 특색은 제가 바라는 바람과 많이 닮아있어요. 제 바람은 언제나 진지하고 따스한 음악을 연주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음악가로서 두 번째 독주회를 연다. 이번 공연은 역량 있는 신진 음악가들의 연주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주최로 개최된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관현악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화려한 수상경력을 뽐낸다. 2005년 한국플루트협회 콩쿨 2위, 2006년도 부산음악콩쿨 3위, 2009년 중앙음악콩쿨 2위, 동아음악콩쿨 3위 등 각종 경연에서 입상한 실력파다. 손소정은 2007년 고등학생일 당시 첫 번째 독주회를 열었고, 2008년에는 뉴욕국제음악제의 플루트 인스티튜드 과정을 수료했다. 오랜만에 하는 독주회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첫 번째 독주회를 할 때에는 고등학생이었어요. 선생님들의 권유로 하게 된 연주회였죠.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은 공연이었어요. 이번에 하게 된 ‘손소정 플루트 독주회’에서는 그동안 제가 공부해온 과정과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 설렙니다”고 답했다.

손소정은 이번 독주회에서 ‘요한 세바스찬 바흐’, ‘로버트 무진스키’, ‘테오발트 뵘’, ‘노엘 갈롱’의 음악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플루트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들로 선곡됐다. 그녀는 이번 독주회의 프로그램 선정에 대해 “이번 연주회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 드리기 위해 시대별, 나라별로 다양한 곡들을 선정했습니다. ‘손소정 플루트 독주회’는 시대별 특징과 작곡가들의 특징을 많이 담았어요. 이번 저의 연주회에 오시는 분들은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을 즐기다가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느끼는 작품의 특성과 느낌을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고, 플루트라는 악기의 아름다움이 전해질 수 있다면 행복한 연주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플루트는 최고 음역의 목관악기로 리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음색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악기이지만 가까이서 만나기는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다. 손소정은 어떻게 플루트를 시작하게 됐을까. “처음에는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막연하게 시작한 악기였죠. 그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나간 여러 콩쿠르에서 입상하게 됐어요. 이후로 전공하기로 결심하고 예술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는 늘 집에서 음악을 들으셨어요. 그래서 클래식은 저에게 굉장히 친근한 음악 장르였고요. 특히,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콘체르토’는 그때 들었던 기억으로 지금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예요. 제가 클래식을 전공하는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죠”

플루트는 다양한 음색이 매력적인 악기다. 저음에서는 묵직한 소리를 내고, 중음에서는 부드럽고 편안한 소리를 낸다. 고음은 화려하고 발랄하다. 연주자로서 손소정이 플루트에 느끼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녀는 “플루트는 목관악기 중 하나로 다양한 음색을 가졌어요. 음역대에 따라 나는 소리의 음색이 달라서 상반되는 성격을 나타낼 수 있죠. 고음은 주로 새소리에 많이 비유되는데 맑고 아름다운 음색을 내요. 반면에 저음에서는 아주 풍부하고 따뜻한 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운동성이 큰 악기라 빠른 트릴이나 패시지를 연주하기가 쉬워요. 리드악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블이나 트리플 텅잉이 자유롭고요. 그래서 화려한 기교의 음악이나 리드미컬한 곡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주회도 이러한 플루트의 다양한 매력을 알고 들으신다면 훨씬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고 전했다.

손소정은 중학생 시절부터 플루트를 연주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악기를 연주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던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대학 입시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입시 시험 한 달 전쯤 폐 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죠. 계속해서 몸이 좋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선생님들이 주위에서 많이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최근 클래식은 관객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해설이 있는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장르와의 접목도 시도되고 있다. 다양한 노력에도 아직 클래식을 낯설어하는 대중들이 많다. 젊은 층들은 클래식을 ‘고전’이라고 여기며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젊은 아티스트로서 그녀는 클래식 대중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음악뿐만이 아니라 다양하고 복합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아 대중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 드리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폭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다면 조금 더 대중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녀에게 어떤 연주자로 남고 싶은지 묻자 “아직 연주자의 자격을 갖추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요. 우선 좋은 인성을 갖춰서 좋은 사람, 좋은 친구, 좋은 동료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싶고, 행복한 음악과 질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손소정은 젊은 아티스트다. 그녀는 신념을 품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걷고 있다. 언젠가 자신만의 연주를 완성해 낼 플루티스트 손소정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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