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이는 비올리스트다. 그녀는 능숙한 연주 실력과 탁월한 재능으로 음악애호가들에게 찬사와 주목을 받아온 연주가다. 현재는 ‘화음챔버 오케스트라’, ‘코리아나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주이는 6살 때 처음 음악을 시작했다. “저도 많은 비올리스트처럼 바이올린을 먼저 시작했어요. 바이올린은 6살 때부터 했죠. 그런데 바이올린에는 흥미를 크게 못 느꼈어요. 그러다 성당을 다니면서 악기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어요. 마침 실내악을 하는 언니가 서울예고에 다녔거든요. 언니와 친하게 지내면서 비올라를 가까이 접하고 관심을 두고 대하기 시작했죠”

그녀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며 주목받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강주이는 서울예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수학하다 미국의 ‘인디애나 음악대학’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거쳤다. 이후, ‘뉴 잉글랜스 콘서바토리’에서 장학생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어렸을 때는 악기를 배우는 데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중, 고등학생 때는 입시만 생각하고 악기를 다뤘고요. ‘이게 비올라 소리구나’라는 제대로 된 매력을 알게 된 것은 유학을 가면서였어요. 미국에서 ‘인디애나 음악대학’과 ‘뉴 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공부하면서 비올라의 소리에 매료됐어요. 선생님의 영향이 컸죠. 선생님께서 내는 비올라의 소리는 제가 연주하던 소리와는 달랐거든요. 그 소리를 흉내 내고 싶었고,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어요. 이 시기에 비올라의 편안한 음역과 소리의 울림, 설득력 있는 소리를 내는 것 등을 중점적으로 공부했어요”

최근 강주이는 11월 7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준비 중이다. 그녀는 이번에 열리는 독주회에 대해 “‘시벨리우스’, ‘엔에스코’ 등의 음악을 선보여요. ‘해설이 있는 음악회 시리즈 비르투오조’라고 부제를 정했어요”라고 말했다.

‘비르투오조’는 ‘탁월함’이라는 의미가 있는 라틴어 ‘Vitus’에서 따온 말이다. 음악에서 ‘비루투오조’는 악기 연주에서 특별한 기교를 소유한 연주가를 의미한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두 번째예요. 이번 공연에서는 비올라 곡이지만 화려하고 테크닉적인 음악을 선정했어요. 저는 프로그램을 선정할 때 관객 입장에서 생각해요. 관객이 듣고 재미있을 만한 곡으로 하거든요. 작년에는 테마가 독일이어서 독일 작곡가의 곡만 연주했어요. 올해는 독일 외 유럽국가의 곡을 골라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강주이는 연주마다 뛰어난 음악성으로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그녀는 이번 독주회에서 관객들이 중점적으로 봐주었으면 하는 점에 대해 “보통 비올라는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에서 중음을 맡고 있어요. 관객은 비올라가 테크닉적으로 기교를 부릴 수 있는 곡이 많다는 것을 잘 모르죠. 이번 공연으로 비올라도 화려한 연주가 가능한 곡이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이번 연주회에 함께하는 민경식 교수와의 호흡을 묻자 “서로 척하면 척하고 알 정도로 호흡이 좋다”며 웃었다.　“민경식 교수님하고는 작년에도 같이 호흡을 맞췄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알던 사이라 굉장히 오래 알고 있던 사이에요. 저는 고등학생, 민경식 교수님은 대학생이셨는데 그때도 반주를 맞춰 주셨어요. 20년 넘게 아는 사이죠. 민경식 교수님은 반주를 많이 해보셔서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외워서 칠 수 있을 정도세요. 말이 필요 없어요”

그녀는 연주가뿐만 아니라 엄마, 아내,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현재 강주이는 자신의 모교인 서울예고와 선화예고, 중앙대, 경원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에게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것을 배워요. 제가 제자와 같은 곡을 했었을 때는 저절로 됐던 것인데 학생들은 어려움을 느껴요. 학생들이 그런 부분을 질문하면 저는 그 음악이나 어떠한 부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생기는 거죠. ‘리사이틀’로 개인적인 연습을 할 때도 작은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자들에게서는 얻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강주이는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연주가다. 그녀에게 연주가로서 자신이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강주이는 “저만의 특별한 소리가 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이 좋아요. 연주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은 비올라를 바이올린처럼 다룬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테크닉적으로 바이올린 같은 능숙함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렇다면 비올리스트로서 강주이가 바라보는 비올라의 매력은 무엇일까. “비올라는 잘 익은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인생의 연륜이 쌓인 작곡가들이 사랑한 악기예요. 사람들은 화려한 바이올린 소리를 좋아하고, 첼로의 매력적인 저음을 좋아해요. 하지만 중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화성적으로도 중음이 굉장히 중요해요. 화성의 열쇠가 비올라거든요. 비올라의 매력은 실내악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를 갖고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원리를 깨달은 사람만이 이 악기를 사랑한다는 이유도 있고요”

그녀는 존경하는 음악가로 주저 없이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를 꼽았다. 강주이는 ‘노부코 이마이’에 대해 “정말 좋은 음악가들이 많아요. 그중에서 한 명을 꼽자면 ‘노부코 이마이’ 선생님을 꼽고 싶어요. 비올라의 대가로 진정한 ‘스승’이시고 ‘연주가’세요. 항상 머릿속에 음악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악을 정말 사랑하시는 것이 느껴져요. 음악이 없으면 못산다고 본인이 이야기하시고요. 제자들에게 인상 쓰는 것조차 본 적이 없어요. 늘 웃으면서 사람을 대하시죠. 그분을 보면 진정한 스승의 모습이 느껴져요. 제가 고민이 있거나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상의 드릴 수 있고요. 그리고 본인이 연주를 정말 잘하면서, 잘 가르쳐요. 가르치는 것과 연주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부분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사랑받는 비올리스트 강주이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는 연주자이기도 하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해요.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제게 있어 제자를 가르치는 일은 큰 부분을 차지해요. 저의 궁극적인 목적은 좋은 ‘비올리스트’가 되는 것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존경받을 수 있는 선생님이고 싶어요. 저는 진심으로 학생들을 대하려고 노력해요. 조금 더 학생들이 가깝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강주이는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저는 앞으로도 연주를 꾸준하게 열심히 하고 싶어요. 대중이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 이 글은 월간 삼호뮤직 11월 호에 실린 글임)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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