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벌써 7번째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0년 초연 이후에 ‘베사모’라는 클럽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어왔으며 엄기준, 조승우, 조정은 등 많은 배우들이 이 뮤지컬을 거쳐 갔다. 특히 올해 공연은 2000년 초연 멤버로 다시 구성되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05년에 이어 올해 다시 ‘알베르트’로 돌아온 뮤지컬배우 ‘김법래’씨를 대학로의 고즈넉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이번에 알베르트는 어떤 인물인가요?
▲ 알베르트는 감성과 이성을 겸비한 사람입니다. 원작에도 보면 그는 이성적이지만 감성도 함께 가지고 있어요. 또한 그는 베르테르와도 아주 친분이 있던 인물이지요. 이번에 좀 더 감성적인 알베르트로 다가가고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알베르트의 역할을 여러 번 맡으신 것으로 압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이번이 7번째 공연인데, 제가 작년만 제외하고 계속 알베르트를 해왔어요. 초연 때부터 했던 작품이라 애착도 있었지만 이 작품이 워낙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기도 하고 제가 창작 뮤지컬에 특별한 애정이 많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2000년 초연 당시 공연했던 멤버들과 다시 공연을 하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작품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많은 배우들이 알베르트를 연기했습니다. 배우들 개개인마다 캐릭터 차이가 있나요?
▲ 보통 더블캐스팅으로 다른 배우들이 알베르트를 맡게 되요. 모두들 원작에 충실해서 연기를 하고 있고, 또 제가 처음부터 알베르트를 해왔기에 개개인마다 캐릭터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알베르트를 처음부터 해왔기에 제가 했던 칼라가 짙은 것 같습니다.
▷ 이 뮤지컬에 대해서 올해 특징적으로 소개할 만한 것이 있나요?
▲ 이 뮤지컬이 만들어진지가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이번에는 초연 멤버들이 함께 모여 초연 때의 분위기처럼 해보려고 합니다. 그때 가졌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려고 해요. 특히 이번에는 관객에게 주는 여운이 많습니다. 연극은 대사가 장황하게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연극적 요소의 여백은 많이 가져가고 대사는 노래와의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입니다.
▷ ‘알베르트’가 늘 해왔던 역할이지만 그래도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요?
▲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요. 제가 늘 해왔던 작품이지만 상대배우에 따라서 느낌이 바뀝니다. 이번에는 초연멤버들과 하는 공연이라 더 설렙니다. 특히 올해 작품이 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음악입니다. 처음 만들 때부터 음색, 음역, 노래스타일들이 초연 멤버에 맞춰서 만들어진 곡입니다. 그래서 이번 뮤지컬 넘버들의 색깔을 원초적으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 ‘알베르트’역에서 조금 넘어가서 배우 ‘김법래’에게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김법래’씨가 가진 장점,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그 매력이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누구에게나 뇌리에 확실히 심어주는 것이 목소리입니다. 예를 들어, 춤에 비중이 큰 장면에 노래는 없고 대사만 한마디가 있는 부분을 연기했다면 그 장면을 보신 분들의 반응은 춤 보다는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한 가지라도 그렇게 쉽게 각인이 된다는 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워낙 저음이다 보니 맡는 역할에는 제한이 생기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다른 역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 다음 작품인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역할이 그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저음의 목소리를 조금 버리고 허스키한 보이스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주변에서 바뀐 목소리가 저답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요. 그런 변화가 조금은 성공적인 것 같은데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특히 보이스 컬러가 다른 두 작품을 같이 연습하고 있다 보니 고생은 조금 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다음 작품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서울 예술단 생활을 오래하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처럼 배우 생활하는 것과 차이가 있나요?
▲ 글쎄요. 생활적인 면에서 서울예술단이 다소 안정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의 생활이 훨씬 자유스럽고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아서 좋습니다. 제가 단체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단체 생활을 한 사람들이 자기 관리를 좀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 오랫동안 배우로 생활하시면서 슬럼프가 있었나요?
▲ 특별한 슬럼프는 없었습니다. 작품은 계속 해왔으니까요. 작품을 하면서 힘들 때는 내가 정말 힘든 역할을 할 때입니다. 작년에 뮤지컬 ‘이’에서 연산을 연기할 때가 그랬어요. 정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마지막에 자결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내가 죽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도 제가 공연을 하는 도중에 돌아가셨지만 저는 계속 공연을 해야 하는 것처럼 프로의식을 가져야겠죠.
▷ 요즘 각 대학에 뮤지컬과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배우가 되고픈 후배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저는 기본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지는 잘 모릅니다. 저도 강의를 몇 번 나갔지만 노래수업만 했거든요. 학교에서는 무대 위의 기본을 많이 안 배우는 것 같아요. 물론 그것을 학교에서는 충분히 가르치는데 학생들이 좀 등한시 할 수도 있지요. 이번 작품에서도 학생후배들과 함께 공연을 하게 되는데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분야든 그렇지만 선배들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요? 그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웃음)
▷ 그렇다면 무대 위의 기본은 무엇인가요?
▲ 일단 첫 번째가 마인드입니다. 요즘 어린 후배들은 무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고 스스로 자신감이 너무 넘칩니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너무 없어요. 학교에서 작품을 몇 번 한 것을 가지고 배우 생활을 오래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지금 같이 연습하고 있는 후배들도 이 작품이 끝나면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요즘 어린 후배들은 너무 바빠요. 연습 끝나면 각자 여가 생활 즐겨야하고 친구도 만나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 배우생활을 시작할 때는 24시간을 연습에 매달렸어요. 전체 연습이 끝나면 남아서 또 연습하고 그 연습이 끝나면 맥주를 한 잔하면서 작품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제는 그런 선배는 고리타분한 선배가 되어버립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워요.
▷ 마지막으로 배우 ‘김법래’를 떠올린다면 어떤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요?
▲ 저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법래’가 출연한 작품이라면 믿고 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이 지켜봐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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