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문홍규’는 ‘현대적 시각과 전통적 시각의 안정적인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그는 오는 9월 26일까지 윤당아트홀 갤러리에서 개인전시회를 펼친다. ‘문홍규’는 육군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그림이 그냥 좋다”고 말할 정도로 ‘그림 사랑’이 남다른 화가다. 그는 안정된 직장을 두고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 뒤늦게 미술대학에 입학해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했다. ‘문홍규’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선, 특선, 우수상을 받아 이미 실력을 알린 작가다. 그는 나이를 잊은 그림 열정으로 ‘문홍규’만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문홍규’는 그의 작품 중 굵직굵직한 대형 작품들을 내놓았다. “죽을 때까지 1,000점 정도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평가는 후대가 하는 것이다. 최소한 그 정도의 작품은 남기고 싶다”고 말하는 작품 욕심 많은 화가 ‘문홍규’에게 그의 전시와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화가가 된 계기가 있었나?

나는 어릴 때부터 화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는 그림 그리는 재미로 방학을 기다렸다. 그림을 그리면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초등학교 때 그림을 그리면 그런 재미가 있었다. 집안 여기저기에도 그림을 그리곤 했다. 부모님은 그 그림들을 내가 다 클 때까지도 잘 그렸다고 그대로 두기도 하셨다. 그런 마음에 그림을 좋아하게 됐던 것 같다.

- 현재 어디서 작업하고 있나?

제주도에서 22년간 직장을 다녔다. 당시 일을 하면서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제주도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다 지금은 서울에서 작업하고 있다.

- 군대 생활을 오래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군 생활을 16년 정도 했다. 군대에서도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 그림의 어떤 부분이 좋았나?

그냥 계속하고 싶었다. 일하면서도 계속 미술잡지를 봤다. 그러다 제주로 발령을 받아 일 하게 됐다. 회사의 사장직을 맡으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회사 내에서 작업실을 두고 열 시간 이상을 작업하곤 했다. 출근해서 일한 후, 퇴근 시간이 지나면 바로 그림을 그렸다. 정말 열심히 작업했다. 퇴직하고서는 제주도의 예술인촌에 입주해서 지냈다. 지방에서 활동하다 보니 중앙의 그림을 자주 보기가 어려웠고, 서울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술의 중심이 어딘가 생각해보니 인사동이었다. 거기서 방을 얻어 1년간 전시회를 다니고 보면서 작업했다.

-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림을 그릴 때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기법을 찾으려고 했다. 1년 전부터 연구하고 실험해왔다. 아마 화단에서 나와 같은 기법을 하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2년 만에 전시회를 열었다. 이전에 ‘아트페어’에서 개인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작품을 전시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전의 전시에서는 작은 작품 위주로 선보였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화가 ‘문홍규’만의 독특한 기법이라는 점이 궁금하다.

이것은 일종의 노하우다. 간단하게 말하면 한지를 죽으로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 작품을 창작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나는 살아가는 동안 대형 작품을 1,000개 정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준비도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중에는 대형 작품도 있다. 이런 작품을 그릴 때는 너무 커서 작업하기가 어려웠다. 대형 작품을 만들 때는 숙소까지 더해 60평의 장소가 있어도 모자라다. 제일 아쉬운 것은 그림을 그릴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계적 작품을 그리려면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지금 여건으로는 불가능하다.

- 화가로서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성악가, 시인, 음악가들은 아주 많은 노력을 한다. 작가도 실험과 연습을 하루도 빠져서는 안 된다. 작가가 하루, 이틀 만에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연습하고 실험해야 한다. 요즘 작가들은 인맥을 찾고, 학연을 찾기 바쁘다. 작가들이 정작 연습과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 작품을 작업하실 때 어디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나?

‘어떤 것을 그릴 것인가’에 화두를 놓지 않는다. TV를 볼 때도, 미술잡지를 볼 때도, 책을 볼 때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지나가는 잡지나 책을 보면서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를 통해 그대로 따라 하거나 흉내 내지 않고 자신만의 것을 끌어내려고 한다.

- 화가 ‘문홍규’의 작품 세계는 어떤 것인가?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면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개인적으로도 작품을 만들 때 그러한 의도를 두고 있다. 요즘은 지구, 환경이라는 소재를 두고 주로 그림을 그린다.

- 이번 전시회의 그림들이 ‘지구, 환경’에 대한 것들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의미가 있다면?

이번 전시회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지구’를 느끼고, 어떤 사람은 ‘달’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우주’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 ‘우주’와 앞으로 다가올 ‘지구의 미래’, 세상을 향한 ‘인간의 마음가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표현하려 했다. 

- 이번 전시회 이후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나?

3년쯤 지나면 나름대로 노력하고 연구한 것들을 집약해 그동안 그렸던 작품 모두를 내놓을까 한다. 현재 전시회에 걸린 26점의 그림도 많다고들 한다. 이 작품들 외에도 만들어 놓은 그림이 많다. 대형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건강이 따라줘야겠지만 죽을 때까지 1,000점은 남기고 싶다는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다. 1,000점에 대한 평가는 죽고 난 다음이라 잘 모르겠다. 그것은 후대에서 결정할 문제다. 최소한 그 정도의 작품은 남기려 노력하면서 늘 그림을 그려갈 것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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