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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이 총체된 까르미나 부라나

 

지난 3일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펼쳐진 ‘까르미나 부라나’는 예상치 못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마치 르네상스 이전, 발레의 형태가 생기기 전 모든 장르가 완벽한 일체를 이루었던 그 때를 상상하게끔 한 공연이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과 무용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그것들은 완벽하게 맞물려 빈틈이 없었다. 이는 별 준비 없이 온 관객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마치 말랑말랑한 무언가에 후들겨 맞은 듯 상처는 온데 간데 없고 통증만이 느껴진다고 할까?

고양아람누리극장이 자체 제작하고 고양시립합창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이 출연,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던 ‘까르미나 부라나’는 독일의 현대 음악가 칼 오르프가 1937년에 내놓은 총체극이다. 이 작품은 소름 끼칠 만한 위엄과 비범함이 돋보였다. 절도 있는 움직임과 십자가처럼 피폐한 무대, 한꺼번에 뿜어내는 합창단의 폭발력이 총체극의 최고점을 이루게 했다.

극은 마디마디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지독한 반복을 이루지만 그 반복은 매번 새롭게 다가왔다. 그 각운이 반복될 때마다 예상치 못한 구조에 그만 깜짝 놀라고 만다. 하지만 그 복잡하고 새로운 반복의 종결어미는 의외로 가볍고 간결했다.  

이날 가장 인기가 많았던 ‘구워진 백조’는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제껏 많은 백조를 보았지만 그러한 백조는 없었다. 까맣게 구워져 식탁 위에 놓일 위기에 처한 백조는 코믹한 시어(詩語)가 흘러도 오히려 빈사의 백조보다 더 처절하게 보였다. 그렇게 음악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작품에서 응집된 에너지를 폭발케 했다. 작곡가의 예술혼이 느껴지는 가히 괴물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문화예술계에 불고 있는 학력날조 커밍아웃의 바람이 거세다. 14일 배우 윤석화는 고해성사를 한다며 자신의 홈페이지에 학력을 밝혔다. 신정아 씨부터 시작된 이 학력위조 사건은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의 폐해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직 개운치 못한 구석이 있다.  

예로부터 예술계가 매너리즘에 빠지면 반드시 새로운 기류가 등장 해왔다. 르네상스 또한 그러한 기류였듯이 말이다. 우리나라 문화예술계도 이제 혁신적인 부흥이 일어나야 할 때다. 그 타성을 갈아엎기 위해 ‘까르미나 부라나’와 같은 작품이 모태가 되어도 좋을 것이라 본다. 총체극 ‘까르미나 부라나’의 완전함은 강줄기가 넘쳐흐르면 또 다른 줄기를 만들어 내듯 우리나라 공연계의 또 다른 흐름을 만들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유리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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