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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난 아직도 꿈을 꾼다”, ‘펀타지쇼’의 연출가 임혁필대학로 메디스홀에서 오픈런 공연

개그맨 임혁필의 트위터 프로필 첫 줄에는 ‘개그맨 겸 서양화가 임혁필입니다. 그리고 펀타지쇼 연출과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쓰여있다. 만능엔터테이너인 그는 지금까지도 대중에게는 ‘권위 있는 귀족, 순수한 혈통 루이윌리암스세바스찬주니어 3세’라며 앙칼진 목소리로 외치고 ‘나가있어’, ‘불결해’를 연신 뱉어내며 폭소를 자아냈던 ‘개그맨 임혁필’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그는 ‘개그맨 임혁필’보다는 ‘연출가 임혁필’로 살고 있다. 실제로 만난 그는 브라운관에서 비치던 모습과는 달리 진지하고, 열정 많은 연출가였다. “어릴 적 내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지금도 그 꿈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펀타지쇼’는 그의 어릴 적 꿈을 무대로 옮겨왔다. 욕심 많고, 꿈 많던 시절의 모습을 마술, 버블, 그림자쇼, 샌드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풀어낸다.

‘펀타지 쇼’의 연출가 임혁필은 “‘펀타지 쇼’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를 보통사람처럼 살아간다. 익숙해진 생활 속에서 타성에 젖어 살지 않는가를 고민했다. ‘펀타지 쇼’는 자기를 돌아보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펀타지쇼’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꿈을 찾아주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으로 ‘임혁필’은 꿈과 환상의 세계 ‘펀타지쇼’로 관객을 초대한다.

- 공연 제목이 ‘펀타지(Funtasy)’에서 ‘펀타지쇼(Funtasy Show)’로 바뀌었다.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 공연은 넌버벌 퍼포먼스다. 단순하게 ‘펀타지’에 ‘쇼’를 붙였다. 연극,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형식이다. 또한, ‘쇼’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었다.

- 작품의 구성도 조금 바뀌었다고 들었다.

예전 공연은 마술, 버블, 그림자쇼 등 공연의 나열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스토리가 가미됐다. 공연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완성된 이야기가 구성됐다.

- ‘펀타지쇼’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공연은 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살아가면서 꿈을 잃어가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자신이 어릴 적에 거창한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되새긴다. 그때는 꿈도 크고, 모든 것에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다고 느낀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하루하루가 먹고살기 바쁘고, 타성에 젖어 사는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가 꿈을 되찾고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 연출을 직접 했다. 관객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나.

최근에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 힘들었다. 나와 같은 아픔과 슬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아까 말했듯이 요즘 대부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그냥 무의미하게 살지 않는가. 어렸을 때 꿈은 대통령, 박사, 가수, 외교관 등 모두 거창하지 않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에 부딪힌다. 주변에서도 ‘네가 무슨...’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런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꿈을 접고 회사에 들어간다든가, 현실에 적응하면서 산다. 결국에 어렸을 때 꿈은 커서 현실에 안주하는 꿈으로 접어들게 된다. 예전엔 비눗방울, 모래집, 놀이터 등 꿈꾸며 놀던 것들이 많았다. 옛날의 거창한 꿈을 가졌듯이 그 당시를 추억하며 놀았던 것과 꿈들을 조합해보고 싶었다.

-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

그림을 그리는 영화감독이 꿈이었다.

- 지금도 여전히 그 꿈을 꾸는가.

당연하다. 나는 나의 꿈들을 향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공연 연출을 하는 것 같다. 꿈을 조금은 이룬 것 같다. 그리고 ‘펀타지 쇼’가 대박 났으면 좋겠다.(웃음)

-개그맨이자 연출가, 서양화가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가장 매력이 있는 것은 무엇인가.

모두 힘들지만 다 매력이 있다. 그때그때 마다 다른 것 같다. 개그는 멋진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관객의 함성을 받는 것이 좋다. 연출은 작품이 완성도 있고, 멋지게 잘 나온 것 같았을 때 좋다. 그림은 언제나 그릴 때면 행복함을 느낀다.

- 연출가 임혁필이 생각하는 대학로 공연문화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연출만 잘했다고 해서 공연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관련된 부수적인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작품이라도 관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안 좋은 작품이라도 홍보만 잘하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평가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눈에 보이고, 흥행하는 것이 좋은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연출하면서 느낀 것이 대학로라는 한정된 공간은 엄청난 수익을 바라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연출가로서 ‘펀타지 쇼’ 공연을 한다. 관객이 없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 ‘펀타지쇼’에서 ‘샌드애니메이션’을 직접 공연한다. ‘샌드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무엇인가.

‘샌드애니메이션’은 짧은 인생 같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냥 좋다. 작품으로 완성되면 하나의 멈춰져 있는 작품이자 멈춰져 있는 시간이 된다. ‘샌드애니메이션’은 계속해서 스토리가 이어져가는 것이 매력이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다. 남녀가 사랑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 아이를 기르면서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늙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 아이는 부모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 아이는 부모와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인생을 100년 사는 사람, 50년 사는 사람, 10년 사는 사람 등 각자 주어진 삶을 산다. 100년 사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긴 삶을 살지만 뒤돌아보면 너무 짧다. 그런 짧고 긴 인생들이 ‘샌드애니메이션’을 통해 표현된다는 것이 정말 큰 매력이다.

- ‘샌드애니메이션’이 계속 진화되는 것 같다.

LED 판을 영상화해 실제 영상을 보여주고, 모래로 그림도 그리는 여러 가지 요소를 믹스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나의 숙제다.

- ‘샌드애니메이션’을 직접 독학했다고 들었다. 힘들지 않았나.

시행착오가 많았다. 일반모래도 써보고, 아이들이 쓰는 샌드애니메이션모래도 써봤는데 안되더라. 절구에 빻아보기도 했다. 인터넷에 알아보니 햄스터들이 목욕하는 모래가 있었다. ‘이것이구나’하고 좋아했다. 그런데 너무 부드러워서 시멘트 같았다. 땀만 살짝 나도 모래가 반죽이 돼 뭉쳐졌다. 최종적으로 아는 교수님에게 물어봤다. 화방에 가봤는데 돌가루가 있었다. 그게 딱 좋았다. 하지만, 부드럽고 좋은데 가격이 비싸다. 공연 중에는 모래가 날리기도 한다. 비싸면 안 된다. 계속 꾸준히 알아보다 최종적으로 인테리어 모래를 찾았다. 세상에 모래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이때 알았다. 모래만 알아보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 스토리를 구상하는 것도 모래만큼 만만치 않은 과제일 텐데.

외국의 영상을 자주 봤다. 조금씩 채용하기도 하고, 나만의 그림을 넣는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리믹스를 시켰다. 예술은 유에서 창조하는 것이다.(웃음)

- 주로 찾는 관객층은 어떤 연령층인가?

가족단위가 많다. 젊은 층도 많이 좋아한다. 예상외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무척 좋아한다.

- 쇼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어느 공연이 관객의 호응이 제일 좋은가.

초반부에 마술공연이 인기다. 정말 정신없이 쇼가 펼쳐진다. 간혹 마술을 보고 ‘트릭이다, 사기다’하는 분들은 버블쇼를 좋아한다. 버블쇼는 어른들도 좋아한다. 그리고 그림자쇼도 인기가 좋다. 아니, 모든 쇼가 다 인기다. 직접 봐야 알 수 있다. 꼭, 보러오셨으면 좋겠다.

- 공연 중 관객이 참여하는 부분도 있나.

마술쇼에만 있다. 우리 공연은 스토리가 가미 돼 있다. 관객참여하니 스토리가 무너져 일부러 배제했다. 스토리가 무너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관객참여가 이뤄진다. ‘펀타지쇼’는 멘트를 다 빼버렸다.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다. 스토리가 연결돼 이어진다. 사람들이 쉬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웃음) ‘Don't think, Just feel’라는 우리의 슬로건처럼.

- 원래 판타지(Fantasy)란 단어가 있다. 그 단어를 펀타지(Funtasy)로 바꿨는데.

판타지란 기분 좋은 상상, 환상의 세계를 뜻한다. 그것뿐만이 아닌, 웃음과 즐거움 있는 ‘쇼’펀타지(Funtasy)를 하고 싶었다.

- 연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솔직히 말해서 경제적 문제였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더라. 우리는 연극과는 조금 달라 장비적인 요소가 많다. 마술, 버블, 샌드애니메이션, 폭죽 등 소모품이 많다. 더 좋은 연출을 하고 싶은데 경제적인 벽에 부딪혔다. 그것이 가장 힘들고 풀어야 할 숙제다.

- ‘이 작품을 만들길 잘했구나’하고 보람을 느낄 때는?

지난 연말이었다. 연말에는 대형 콘서트, 대형 뮤지컬 등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공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그 당시 그런 대형 공연들을 관람하고, 우리 공연도 본 관객이 후기를 남겼었다. ‘비싸고, 스케일이 큰 공연보다 훨씬 재밌더라, 감동이었다’ 이런 말들이 정말 큰 힘이 된다. 또한, 어떤 어머니 네 분은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 최고였다며 덕분에 연말 크리스마스를 너무 잘 보냈다고 했다. 관람 후 우리에게 햄버거에 콜라까지 사다 줬었다. 관객들의 작은 한 마디, 한 마디의 진심 어린 말들이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 봉사 등 좋은 일에도 많이 참여하는 것 같다.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라고 연예인들이 작은 봉사활동을 하는 거다. 어떤 연예인들은 많은 액수의 금액을 기부하기도 한다. 나는 큰 액수는 아니어도 작은 일에 봉사하고 있다. 몸 하나는 튼튼하다. 연탄배달 등 몸을 쓸 수 있는 좋은 일에 연락이오면 언제든 달려가서 참여한다. 다른 많은 분도 작은 힘을 많이 보태주면 좋겠다.

- 개그맨으로 개그 무대에 다시 설 계획은 없나.

당연히 다시 서고 싶다. 기회가 닿고 준비가 되면 나의 개그를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펀타지쇼’가 조금 더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펀타지쇼’에 대한 대중들의 큰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웃음)

뉴스테이지 김동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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