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늑대의 유혹’에서 ‘한경’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유영’은 작품 속 명장면에 대해 “2막에 ‘한경’이 ‘태성’이 동생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태성’은 ‘한경’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누나이기 때문에 사랑할 수가 없다. ‘태성’이 어떤 마음인지 잘 알고 있는 ‘한경’은 가슴 아파한다. 이때 ‘한경’이 부르는 노래가 있다. ‘태성’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과, 동생을 찾았다는 안도와 기쁨이 공존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다. ‘에이트의 백찬’이 부른 ‘주문’이라는 노래다. 이 곡이 내용과도 잘 어울리고 노래를 부르면 짠해진다. 관객들도 같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애착이 많이 가는 노래다”고 말했다.

기자의 이야기 : 강렬한 아이돌 음악 속 감성을 채우던 노래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한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난타’ 등을 제작했던 PMC 프로덕션과, 뮤지컬 ‘피맛골 연가’,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등의 장소영 음악감독,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의 오재익 연출가라는 화려한 창작진이 포진한 작품이다. 출연하는 배우도 화려하다. 성두섭, 려욱, 김산호, 박형식, 김형민, 임정희, 김유영, 린아, 장현덕, 육현욱 등의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원작이 크게 유행했던 때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지만 인터넷 소설이라는 장르에 거부감이 있었고, 2003년 개봉했던 강동원, 조한선, 이청아 주연의 동명의 영화도 큰 감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만난 소감은 조금 달랐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원작의 신파성을 빗겨나 ‘쇼 뮤지컬’로서의 면모를 과감하게 살렸다. 대중의 웃음코드를 정확히 짚어낸 창작진의 재치와 영리함이 빛을 발한 공연이었다.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80년대 생인 탓인지 작품에서 등장하는 ‘한류 K-POP’ 음악은대부분 익숙했다. 처음 들어본 음악은 단 두 곡이었다. 하나는 장소영 음악감독의 창작곡이었고, 하나는 드라마 ‘아테나’ OST 수록곡인 ‘주문’이라는 넘버였다. 잔잔한 멜로디에 서정적이고 애틋한 가사가 조화로운 곡이었다. 원곡은 그룹 ‘에이트’의 ‘백찬’이 솔로로 불렀다. 뮤지컬에서는 ‘태성’과 ‘한경’이 함께 부르는 듀엣곡으로 등장한다. ‘주문’은 ‘이 곡이 원래 남녀의 듀엣인가’ 할 정도로 가사와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다. 대중가요로서 익숙한 노래 구성과 아름다운 멜로디도 노래의 중독성에 한 몫을 한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을 관람한지 두 달여 정도 지났지만 ‘주문’은 여전히 입가를 맴도는 노래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의 ‘주문’은 어떤 노래?

뮤지컬 ‘늑대의 유혹’에서 ‘주문’은 ‘태성’과 ‘한경’이 부르는 노래다. ‘태성’과 ‘한경’은 남매 사이다. 어릴 적 헤어진 탓에 ‘태성’은 다 커서 만난 누나 ‘한경’에게 사랑을 느낀다. ‘태성’은 ‘해원’과 사랑에 빠진 ‘한경’을 바라보며 가슴 아파한다. ‘한경’도 ‘태성’의 마음을 어렴풋이 눈치채지만 모른 척 한다. ‘한경’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동생을 만나 기쁘기만 하다. 그녀는 동생에게 잘 해주려 하지만 ‘태성’은 오히려 힘겨워 한다. 그는 점차 자신의 마음을 감당하기 힘들어져 누나를 피한다. ‘한경’은 자신을 피하는 동생이 걱정돼 집으로 찾아간다. ‘태성’은 ‘해원’과의 사이를 질투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원망하며 ‘한경’을 밀어낸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사랑’의 감정으로 ‘주문’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태성’은 ‘내 마음에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끌려가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줘 버렸죠’라고 노래한다. ‘한경’은 자신을 자꾸만 밀쳐내는 동생을 안타까워하며 ‘아무리 밀쳐도 난 갈 수 없어요’라고 한다. ‘태성’은 여자로서 ‘한경’을, ‘한경’은 동생으로서 ‘태성’을 향한 사랑으로 이 곡으로 부른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 속 ‘주문’의 가사는?

몰래 주문이라도 외웠던 건가요
나 몰래 내 맘에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이럼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끌려가서
나도 모르게 내 맘을 줘 버렸죠

내겐 너뿐이라서 정말 너 뿐이라서
돌아가라 해도 돌아갈 수 없는데
이젠 가라 하네요 우린 안 된다네요
이럴 거면 왜 날 받아줬나요

몰래 주문이라도 외워야 하나요
그대 맘 돌릴 방법 정말 더는 없나요
나를 위한 일이라면 내 뜻대로 해줘요
아무리 밀쳐도 난 갈 수 없어요

내겐 너뿐이라서 정말 너뿐이라서
돌아가라 해도 난 갈 수 없는데
이젠 가라 하네요 우린 안 된다네요
이럴 거면 왜 날 받아줬나요

그대가 하라 하면 모든 잘 따랐는데
가라는 그 말은 안 들리네요
그댄 내게 건 주문을 볼 수 없는데
내게 자꾸 왜 가라 해요

이젠 너뿐이라서 정말 너뿐이라서
돌아가라 해도 갈 수 없는데
나 몰라라 하나요 그냥 날 버리나요
그대 주문 풀어주지도 않고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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