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통해 다문화사회에 대한 새로운 문제 제기를 시도하는 공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극단 새숲의 연극 ‘목소리’는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와 고용주인 건설회사 사장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대화를 통해 소통 단절의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뮤지컬 ‘빨래’는 몽골에서 온 청년을 둘러싸고 가난하지만 건강한 소시민들의 서울살이를 노래한 작품으로 수년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작품이 그려내는 한국 속의 다문화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2011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공연작
- 연극, ‘목소리’

서울프린지 페스티벌에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극단 새숲의 연극 ‘목소리’가 무대에 오른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연극 ‘목소리’는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시논’과 고용주인 건설회사 사장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대화를 소재로 한다. 문화와 종교에 의해 발생하는 소통 단절의 문제를 재치 있는 연극적 언어로 그려냈다.

연극 ‘목소리’는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서로 전혀 다른 이해의 방식을 보여주는 ‘시논’과 사장의 두 인물을 통해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다문화사회의 현실을 고발한다. 또한, 암시적인 결말을 통해 진정한 이해와 소통을 향한 실천적 과제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연극 ‘목소리’에서 드러나는 한국 사회와 파키스탄 간의 문화와 관습의 차이는 극의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이슬람문화에 대한 한국사회의 무지와 편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관객들에게 이슬람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소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연극 ‘목소리’는 변화의 시점에 직면한 한국사회의 현실과 다문화사회를 살아갈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전해주는 귀중한 작품이 될 것이다.

가난하지만 건강한 소시민들의 이야기
- 뮤지컬 ‘빨래’

뮤지컬 ‘빨래’는 공연계에서 여성파워를 자랑하며 흥행작을 만들어 온 연출가 추민주가 극작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2005년 국립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라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사상, 극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빨래’는 5차팀에 이르기까지 총 560회, 약 8만 3천여 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했다.

뮤지컬 ‘빨래’는 몽골에서 온 청년 ‘솔롱고’와 강원도에서 상경한 ‘나영’을 중심으로 한 소시민들의 서울살이를 다룬 작품이다. 하늘과 맞닿은 작은 동네로 이사 온 스물일곱 ‘나영’은 고향 강원도를 떠나 서울의 한 서점에서 근무한다. ‘나영’은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몽골에서 온 이웃집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어색한 첫 인사로 시작된 둘의 만남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하며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뮤지컬 ‘빨래’에서 ‘솔롱고’는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성실한 몽골 청년이다. 그는 열심히 한국말을 배우지만 욕설이나 나쁜 말을 먼저 배우고, 열심히 공장에서 일하지만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뮤지컬 ‘빨래’는 ‘솔롱고’에 대한 차별과 그의 성실함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면서 한국 속 다문화 사회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 밖에도 이 작품은 서울살이 45년의 주인 할머니와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희정엄마와 구씨 이야기, 사장 눈치 보는 직장인과 외상값 손님에 속 썩는 슈퍼아저씨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정겨운 인생살이를 담아냈다. 관객들은 ‘빨래’를 통해 다문화와 인권에 대한 자각이 없는 현실에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주인공 ‘나영’과 ‘솔롱고’에게서 현실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다문화 사회의 아픈 현실과 소시민의 정겨운 일상을 함께 그려낸 뮤지컬 ‘빨래’는 대학로 학전 그린 소극장에서 오는 9월 4일까지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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