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두 편의 음악극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음악극’이라는 명칭은 독일의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가 극시·음악·무용을 종합한 종합·예술을 제창하면서 이를 ‘뮤직드라마(樂劇)’라고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창작음악극 ‘에릭사티’와 창작 무용음악극 ‘어머니의 노래’의 두 작품을 통해 음악으로 극을 풀어내는 음악극의 새로운 매력 속에 빠져보자.

작곡가 ‘에릭사티’의 드라마틱한 인생이 펼쳐진다!
-창작음악극 ‘에릭사티’

오는 8월 26일과 27일에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작곡가 ‘에릭사티’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음악으로 풀어낸 창작음악극 ‘에릭사티’가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기획하고 제작한 순수 창작음악극이다.

‘에릭사티’는 19세기 후기 낭만시대의 작곡가로서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의 음악세계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나갔던 인물이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예술의 가치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실험적인 접근이 가능한 ‘음악극’이란 형식을 선택했다.

새로운 형식의 매력을 보여줄 창작음악극 ‘에릭사티’는 판타스틱한 감성과 다양하고 세밀하게 계산된 연기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그 진가를 발휘해온 중견급 배우들과 다양한 작품에서 신선한 기운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 신진 배우들의 만남이 이뤄졌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상훈 역의 박정환(박호산)이 현재의 ‘사티’를, 뮤지컬 ‘헤드윅’으로 단번에 스타반열에 오른 이주광이 현재의 영화감독 ‘토미’를 맡았다. 또한, 연극과 뮤지컬,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관록의 배우 한성식이 멀티역을, 고혹적인 매력의 여배우 이태린이 에릭사티의 연인 ‘수잔’역을 맡았다.

음악극 ‘에릭사티’는 신인 영화감독 ‘토미’가 100여 년 전 작곡가 ‘에릭 사티’가 살았던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 다락방에 둥지를 틀면서 경험하게 되는 이상한 시간 여행을 다뤘다. 옹플뢰르 해변에서 한 소년을 만나기도 하고, 검은 고양이 카페에서 보헤미안들과 어울려 달콤한 성공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토미’를 통해 투영된 ‘사티’의 시간 속에서 ‘토미’는 예술가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무대에서, ‘사티’의 음악과 정민선 작곡가(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등 작곡)의 음악, 그리고 명배우들의 호연이 함께 호흡한다.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잃어버렸던, 혹은 잊고 있었던 가슴 속 열정과 꿈을 발견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작음악극 ‘에릭사티’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대학로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온 한 여인의 대서사시
-창작 무용음악극 ‘어머니의 노래’

연극계 대모 배우 박정자가 지난해 겨울 한 달간 전국 12개 지역을 돌며 유랑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던 창작 무용 음악극 ‘어머니의 노래’로 서울을 찾는다.

‘어머니의 노래’는 6·25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60년사를 온몸으로 겪어냈던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풀어냈다. 때론 절절하고 때론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구가 5만 명이 채 안 되는 12개 시·군을 찾아다니며 남녀노소 상관없이 감동과 웃음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 작품은 결혼 첫날밤을 보낸 후 남편을 6.25 전쟁터로 떠나보내지만 생사를 알 수 없고, 외아들마저 월남 전쟁으로 잃어버린 어머니의 삶을 극화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어머니’라는 보편적 인물을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 그 상황에 맞는 익숙한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적절히 삽입해 극을 구성했다. 또한, 극의 흐름에 맞게 춤을 배치해 현대무용이 드라마 연결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극 중 음악은 ‘굳세어라 금순아’, ‘님과 함께’, ‘꽃밭에서’ 등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유행가 11곡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격조 있게 가사를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음악은 대중적이면서도 익숙한 노래들로 펼쳐지지만, 춤은 박명숙 경희대 교수와 안애순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의 공동 안무로 이루어진 예술성 높은 현대 무용이다. 박명숙 교수가 1996년 발표한 무용극 ‘에미’에서 뼈대를 가지고 온 이번 작품은 지난 60년간 한반도를 지켜낸 선인들의 발자취를 무용수 14명의 몸짓으로 풀어냈다.

배우 박정자는 굴곡진 현대사를 파란만장하게 보낸 어머니 역을 맡아 연륜 있는 연기와 함께 ‘동백아가씨’, ‘굳세어라 금순아’ 등 3곡의 노래까지 소화한다. 연극 ‘나는 너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 여러 작품에서 어머니 역을 맡았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선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현대무용의 움직임과 영상이 어우러지는 실험적 무대로 관객들과 만난다.

창작 무용음악극 ‘어머니의 노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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