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수다는 더위를 떨쳐내는 유쾌한 방법이다. 야외에 테라스가 있는 노천카페나 동네 근처 술집에 모여 수다를 나누다 보면 걱정도 근심도 잊고 웃을 수 있다. 공연에서도 수다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는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올라 인기를 끌고 있다. ‘오월엔 결혼 할꺼야’와 ‘훈남들의 수다’는 젊은 층의 일상에 관한 솔직한 수다를 테마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젊은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는 ‘수다 떠는’ 연극 두 편으로 올여름 쌓인 피로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결혼하면 3,825만원 적금 쏜다!
연극 ‘오월엔 결혼 할꺼야’

연극 ‘오월엔 결혼 할꺼야’는 2, 30대 여성들을 위한 공연이다. 실제로 작가의 29살 당시 경험담을 통해 20대 후반을 살아가는 모든 여성을 격려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우리 주변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며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웃음들을 포착한다.

29살 수학강사 세연과 소설가 정은, 10년째 무직인 지희는 절친한 친구사이다. 세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동안 매달 10만 원씩 결혼적금을 부어왔다. 먼저 결혼하는 친구에게 축의금으로 몰아주기로 한 적금은 어느덧 3,825만 원이나 모인다. 세연은 셋 중 아무도 결혼하는 이도 없으니 모은 돈을 투자하자는 제안한다. 그때 옆에 있던 지희가 일주일 전에 맞선 본 남자와 6월 1일에 결혼한다고 선포한다. 세연과 정은은 축하를 건네기보다 당황하고, 지희는 약속대로 그 돈을 다 갖기로 한다. 세연과 정은은 동맹을 맺고, 둘 중 하나라도 지희보다 먼저 결혼에 성공하면 돈을 나눠 갖기로 한다.

연극 ‘오월엔 결혼 할꺼야’에는 세 여자 외에도 ‘멀티남’이 등장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멀티남’은 다양한 남성의 전형성을 보여주는 일인 다역의 캐릭터다. 일과 자신의 성공에만 관심 있는 거만한 대기업 직원에서부터 음악 하는 철없는 연하남, 남자로 느껴본 적 없는 어릴 적 친구에 이르기까지 그 역할을 바꿔가며 다양한 남자 캐릭터를 연기한다.

연극 ‘오월엔 결혼 할꺼야’ 대학로 소리 아트홀 2관에서 7월 22일부터 내년 6월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남자들의 은밀한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남자들의 솔직 담백한 속내를 훔쳐볼 수 있는 공연이다. 여자들 앞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남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공개한다.

공연은 축구게임 위닝 일레븐 동호회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 오던 네 남자 희수, 경준, 성환, 태기를 주인공으로 한다. 안정적인 직업과 잘생긴 외모, 고급 매너까지 갖춘 그들이 와인 바 ‘The Office’에 모여 수다를 시작한다. 훈훈하고 매력 넘치는 네 남자는 와인을 마시며 공통의 취미인 위닝 일레븐 축구게임 얘기에 열을 내더니 자연스럽게 여성에 관한 화제로 대화를 옮긴다.
 
와인 향에 취해 토해내는 그들의 수다 속에서 남자들의 독특한 연애관과 여성관이 드러난다. 네 남자는 유명 축구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에 빗대거나 수천 가지의 맛과 향을 지닌 와인에 빗대어 사랑, 연애, 결혼, 성(性)에 관한 솔직하고 과감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번 공연에는 부산 조은극장 초청공연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훈남들의 솔직하고 과감한 수다는 오는 8월 21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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