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극계는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대세다. 여름을 맞이하면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극은 더 많이 늘어났다. 새롭고 실험적인 연극의 산실이자 메카인 대학로도 점점 정극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여름, 범람하는 코미디 연극에 지친 당신에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깊이 있는 연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한여름 연극을 보면서 의미있는 사색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황구도’
- ‘개’를 통해 보는 현대인의 뒤틀린 사랑법

연극 ‘황구도’는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테마를 빌어 ‘개의 의인화, 인간의 의물화’를 해 표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기발한 표현법으로 형상화한다.

연극 ‘황구도’는 ‘아담’과 ‘캐시’, ‘거칠이’라는 세 마리의 개가 등장한다. 세 캐릭터의 의상과 분장, 대사는 오히려 사람보다 더 인간적이다. 그에 반해 ‘황구도’에 등장하는 인간인 ‘장정’과 그의 여인들은 신체 부위가 강조되거나, 과장된 의상을 착용해 부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이번 공연에는 이 작품을 통해 인정받은 조광화 작가와 최용훈 연출이 참여한다. 조광화는 뮤지컬 ‘서편제’, ‘남한산성’,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통해 인정받은 작가다. 최용훈은 연극 ‘매기의 추억’, ‘동주앙’ 등의 작품으로 젊은 감각과 노련함을 동시에 지닌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 연극 ‘황구도’는 극단 ‘작은신화’를 대표하는 창작 공모제인 ‘우리 연극 만들기’의 첫 성과작이기도 하다.

연극 ‘황구도’는 오는 7월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2관에서 공연한다.

연극 ‘보이체크’
- 세계적 거장과 한국 연극의 만남

연극 ‘보이체크’는 폴란드 연출가 ‘타데우시 브라데츠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타데우시 브라데츠키’는 유럽과 북미에서 고전작품 해설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연극 속 ‘보이체크’는 1836년 독일의 이발병이다. 그는 일해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실험용 대상이 되느라 바쁘다. 의사와 장군이 지배하는 세상에 보이체크는 어느 순간 가장 하등한 인간으로 평가받는다. 의사는 보이체크에게 완두콩만 먹이는 실험으로 인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한다. 장기간의 실험 동안 보이체크는 서서히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게 된다.

‘보이체크’는 다양한 장르로 무대에 올려졌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국립극단은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20대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지금 한국은 취업준비와 학점관리에 열을 올리는 역사상 가장 부지런한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지금 사회는 그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연극 속의 보이체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공연은 1836년 독일의 가난한 청년 이야기가 아니라 2011년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보이체크’는 오는 8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
- 도깨비가 나오는 셰익스피어 고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극단 여행자가 셰익스피어 동명의 희곡을 각색, 연출해 한국 교유의 색채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기본적 스토리는 같다. 질투에 바진 숲 속 요정들과 네 명의 젊은이가 펼치는 한바탕 소동을 담고 있다. 여기에 동양적 색채와 음악이 어우러져 한국적 연희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의 요정들은 한국의 도깨비로 나타나고, 사랑에 엇갈리는 남녀들의 이름은 ‘항’, ‘벽’, ‘루’, ‘익’으로 한국 고유의 별자리에서 따왔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 고전 명작을 한국적 색채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이번 공연을 마치고 난 뒤, 9월 해외에서도 공연한다.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축제인 ‘베세토 연극제’에 한국 참가작으로 중국 관객들과 만난다. 이어 2012년 4월에는 런던의 ‘글로브 극장’에서 공연이 확정됐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오는 8월 4일부터 8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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