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판타스틱’은 타악, 현악, 상모비보잉, 한국전통연회, 마샬댄싱 등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현대적인 감각적으로 재해석했다. 퍼포먼스 공연답게 국내외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판타스틱’은 자동차 타악 공연인 ‘카(Car)포먼스’를 선보여 화려한 볼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카(Car)포먼스’는 영어 ‘Car’와 ‘Performance’의 합성어다. 자동차 엔진이 북이 되고, 두 개의 도어와 핸들, 그리고 와이퍼가 세트드럼으로 변신하는 ‘판타스틱’의 세계, 그 숨은 매력은 무엇일까.

눈과 귀가 즐겁다! 움직이는 타악기, ‘포드 올드 클래식카’

뮤지컬 ‘판타스틱’은 전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 악기연주를 라이브로 들려준다.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작품이다. 판타스틱의 출연 배우인 김나영은 “우리 공연에는 귀로 듣는 명장면과 눈으로 보는 명장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귀로 듣는 장면은 ‘자명고’ 신이다. 오프닝 장면인데 긴박감이 넘친다. 눈으로 보는 명장면은 맨 뒷부분에 나오는 커튼콜이다. 모든 것을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즐긴다”고 설명했다. “음악극이다 보니 서로의 악기를 바꿔 연주해 보기도 한다. 리허설 중에 서로의 멜로디를 연주해 보며 더 좋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포드 올드 클래식카’는 움직이는 타악기이자 디제잉박스로, ‘카(Car)포먼스’의 주인공으로 재탄생했다. 관객들은 휘모리장단에 맞춘 자동차 연주를 통해 ‘전자 국악’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 뒷면 8개의 거대한 배기구는 사운드에 반응하는 첨단 LED 조명으로 변신해 빛과 리듬이 어우러지는 타악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또한, 운전석과 차 뒷면은 ‘라이팅 디제잉박스(Lighting DJingBox)’가 되어 관객을 향해 빛과 소리를 동시에 발산한다.

연출을 맡은 지윤성 대표는 “업그레이드된 ‘판타스틱’에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미 오래전에 단종된 ‘포드 1929 Model A’를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카포먼스 전용 악기로 변모시켰다. 제작비만 3천만 원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뮤지컬 ‘판타스틱’에서는 해머, 스패너 등으로 자동차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장면도 리드미컬한 타악 퍼포먼스로 변모한다. 여기에 눈감고 망치질할 정도로 연마한 배우들의 코믹한 해머링 퍼포먼스가 더해져 폭소를 자아낸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심장을 두드리는 리듬과 로맨스!

뮤지컬 ‘판타스틱’의 출연 배우 이석재는 뮤지컬 ‘판타스틱’에 대해 “주제는 ‘사랑’이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표방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정비소를 운영하는 타악 가문과 귀신이 되어 하늘피리를 찾아 떠도는 현악 가문이 음악 배틀을 겨루는 스토리를 그렸다.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국악과 심장을 두드리는 강렬한 타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100% 라이브 퓨전국악 공연이다.

이석재는 “‘타악 가문’과 ‘현악 가문’의 대립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고 전했다. 또한, 좋아하는 명장면으로 “‘타악가문’의 아버지와 ‘현악가문’의 어머니가 사랑에 빠진 두 남녀에게 너희는 사랑할 수 없는 사이라고 설득하는 장면이다. 아버지 역할로서 찡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뮤지컬 ‘판타스틱’은 국악기를 사용한다. 넌버벌 뮤지컬인 만큼 악기와 몸짓으로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 배우 김나영에게 악기를 다루면서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대사 대신에 악기로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 가야금을 배운지 한 달반 정도 지났다. 무대에선 25줄의 개량가야금을 다뤄야 한다. 뮤지컬 ‘판타스틱’은 하면 할수록 배운다. 오랜 시간을 공연해도 지루하지 않다”고 답했다.

관객석이 시끌벅적, 함께 소리치고 두드리며 즐긴다!

‘판타스틱’에서 장난기 많은 귀신 역을 맡은 배우 김나영은 관객들에게 “뮤지컬 ‘판타스틱’을 보면서 명심해야 할 점은 같이 즐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관객들은 공연 중에 소리를 지르고 함께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우리 공연은 관객들의 그런 행동이 힘이 된다. 소리 내서 소리치고 즐기고 웃으셨으면 좋겠다”고 하며 관객의 참여성을 강조했다.

국악뮤지컬은 흔한 장르가 아니지만, 뮤지컬 ‘판타스틱’은 관객에게 친숙한 리듬을 선사한다. 이석재 배우는 “뮤지컬 ‘판타스틱’에 대해 국악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국악기로 연주하지만 음악 자체는 현대적이다. 국악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는데 들으면 익숙한 느낌이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뮤지컬 ‘판타스틱’은 공연 자체가 퍼포먼스라 볼거리가 많다. 이석재는 “북, 장구, 해금, 가야금, 아쟁 등의 앙상블을 듣는 재미가 있다. 한국의 전통 연희와 배우들 간 주고받는 호흡 등 구성이 재밌다. 공연 말미에는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즐기면 된다”고 뮤지컬 ‘판타스틱’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쇼닥터’의 손길, 해외전문가의 참여로 거듭나는 공연

뮤지컬 ‘판타스틱’은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공연에는 ‘난타’, ‘점프’와 같은 ‘넌버벌 퍼포먼스’를 전문으로 연출하는 해외 스텝도 참여했다. 배우 김나영은 “전문가의 참여로 점점 ‘판타스틱’이 발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이석재는 뮤지컬 ‘판타스틱’이 ‘쇼닥터’의 손길로 점점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닥터’는 말 그대로 ‘쇼의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들을 손봐주는 사람’이다. 그는 미국에서 건너온 쇼닥터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쇼닥터와의 작업은 너무 재밌다.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게 연습을 마친다. 하지만 요즘 배우들이 피로가 쌓이다 보니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웃음) 피곤함에 쇼닥터가 영어로 질문하면 더 헤맨다”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뮤지컬 ‘판타스틱’이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관객도 많이 만났으면 한다. 한국 오시는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에 나가서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넌버벌 뮤지컬인만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에 남고 싶다. 회사와 스텝과 배우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배우로서의 각오를 전했다.

타악 가문과 현악 가문이 벌이는 한판 음악 배틀, 뮤지컬 ‘판타스틱’은 대한생명63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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