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활약하는 시대다.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성들의 꿈도 원대해졌다. 올여름 뮤지컬계에 여자로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명의 대조적인 캐릭터가 눈에 띈다. 억압적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스프링어웨이크닝’의 벤들라와 거친 뉴욕의 현실에 무작정 뛰어든 ‘코요테어글리’의 에이프릴이다. 둘은 서로 다른 캐릭터로 자신의 꿈을 그려나간다. 그들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이 두 여자는 현실에 좌절할 것인가, 운명을 개척할 것인가.

소녀의 꿈, 꽃피우지 못하고 스러지다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의 벤들라

1891년 독일, 어른들이 법칙과 강압으로 질서를 지배하는 세상이다. 아직 어린 사춘기 소녀 벤들라는 자신의 신체적 변화가 당황스럽고 놀랍다. 아이의 탄생에 대한 의문도 든다. 그녀는 황새가 아기를 물어 온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을만큼 더 이상 어리지 않다.

그녀의 꿈은 소박하다. 어려운 사람에게 봉사하는 기쁨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어른이 원하는 대로 얌전하고 모범적인 소녀로 자라난 그녀는 어느 날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따라 행동하게 된다. 그녀의 행동은 때론 무모해 보인다. 자신의 행복은 부모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얻는 것임을 깨닫게 된 소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그녀의 순수하고 평화로웠던 삶은 순식간에 폭풍에 흔들리는 들꽃처럼 위태로워진다. 억압 속에서 이뤄낸 그녀의 사랑은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랑하는 남자마저 친구를 자살로 몰아넣었다는 책임을 물고 살던 고향과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결국, 그녀는 꿈꾸던 행복을 얻지 못한다. 그녀의 소박한 꿈은 매정한 현실과 편견 속에서 꽃 피우기도 전에 스러지고 만다.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왔던 그녀가 자신의 아기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졌을 때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몇 번이고 쓰러져도 꿋꿋이 일어나다
뮤지컬 ‘코요테어글리’의 에이프릴

유명한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것이 꿈인 에이프릴은 아빠와 고향 친구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당당히 뉴욕으로 떠난다. 하지만 차갑고 거대한 도시 뉴욕은 가진 것 없는 에이프릴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지만, 도전은 거듭 실패한다. 노래하기 위해 찾아간 클럽 ‘코요테어글리’에서도 그는 노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코요테 걸이 되어 화려한 쇼의 일부를 장식할 뿐이다.

또한, 그녀는 싱어송라이터에게 치명적인 ‘무대 공포증’이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어렵게 서게 된 무대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두려워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다. 주위의 많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달빛과는 싸울 수 없어요(Can't Fight the Moonlight)’를 부르며 두려움과 싸운다.

그녀는 사랑도 굳건히 쟁취한다. 외로운 뉴욕 한가운데서 사람을 믿고 꿈을 잃지 않는 그녀의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정통 뉴요커 앤디도 그녀의 팬 중 하나다. 그녀는 좌절하지 않는 꿋꿋함으로 꿈을 향해 돌진한다.

주제곡 외에도 ‘나는 살아남을 거야(I'll Survive)’, ‘어떻게든(One way or another)’을 비롯한 극 중 노래들은 대부분 주인공의 꿈과 열정, 성공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순수하지만 고집스럽고 긍정적이지만 억척스러운 그녀의 여정은 많은 여성관객의 꿈과 희망을 대변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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