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만 봐도 즐겁다. 한 소녀가 세상이 다 밝아지는 듯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둥글게 휘어진 눈은 천진한 즐거움이 그대로 굴곡을 이룬다. 한껏 벌려진 입은 그녀가 세상에서 느끼는 행복과 호기심을 동시에 드러난다.

포스터의 전체 바탕은 흰색이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이 가진 ‘순수함’을 그대로 담아낸다. 흰색 위로 물이 한 방울 떨어진 듯 일렁이는 초록색 녹음은 ‘시골’과 ‘깨끗함’, ‘청량함’의 이미지를 동시에 준다. ‘내 마음의 풍금’ 제목 위로 옹기종기하게 모여 있는 ‘당신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는 문구도 사랑스럽다. 포스터의 위쪽을 맴돌고 있는 나비 두 마리는 작품의 아련한 분위기를 관객에게 환기시킨다.

포스터는 한 소녀의 풋풋하고 순수한 감성을 한껏 담아냈다. 60년대의 느낌이 드러나도록 그 당시 영화 포스터처럼 물감으로 그린 듯한 터치감을 살렸다. 시골 소녀인 ‘홍연’이 작품의 핵심 인물인 만큼 그녀의 옆얼굴을 포스터의 전면에 내걸었다. 관객들은 양 갈래로 땋은 머리, 때 묻지 않은 시원한 웃음에서 그녀가 ‘시골 소녀’임을 직감할 수 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2008년 초연해 현재 네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누구나 품고 있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풋풋함을 그려냈다. 소설 ‘여제자’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2008년 초연 당시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상, 작곡상, 연출상, 무대미술상, 남우신인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배경은 1960년대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부임 받은 새내기 교사 ‘강동수’와 촌스러운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이 주인공이다. 이번 공연에서 ‘홍연’ 역을 맡은 배우 정운선은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가는 변태 과정처럼 강동수와 홍연의 내부적인 성장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두 사람의 성장에 초점을 뒀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오는 7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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