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코요테 어글리’의 여자 주인공 ‘에이프릴’은 시골 처녀다. 스물한 살,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뉴욕으로 무작정 상경한다. 여기저기 음반 기획사의 문을 두드려 보지만 그녀의 음악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에이프릴은 뉴욕에 어울리지 않는 순수함을 지녔다. 장희영은 자신이 맡은 ‘에이프릴’ 역에 대해 “활발하고 순박한 캐릭터다. 약간 촌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나름대로의 고집도 있다. 아버지의 만류를 떨치고 뉴욕으로 온 것도 오디션에서 곡의 저작권을 넘기라고 했을 때 거절하는 부분도 그녀의 예술가적 자부심과 자존심을 잘 보여준다.

에이프릴은 우연히 클럽에서 생긴 분쟁을 해결하면서 ‘코요테 클럽’에 취직한다. 그리고 ‘코요테 걸’로서 활동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서서히 나아간다. 하지만 에이프릴에게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무대 공포증’이다.

에이프릴은 ’코요테 클럽‘이 가진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클럽 안에서 무대공포증을 떨치고 노래할 수 있게 된다. ’코요테 걸‘과 사장 ’매튜‘도 재능을 인정해 ’코요테 클럽‘의 무대에서 에이프릴이 노래할 수 있게 허락한다. 그 와중에 자신을 도와준 ‘앤디’와도 사랑에 빠진다. 정통 뉴요커인 앤디가 에이프릴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냉정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도시 여자’만을 만났던 앤디에게 순수한 에이프릴은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녀는 오디션 장소에서 심사위원이 그의 곡을 탐낼 정도로 재능 있는 작곡가다. 뛰어난 작곡 능력과 훌륭한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무대 공포증’이란 그림자는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 사이, 코요테 클럽의 사람들은 에이프릴이 노래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꿈을 위해 코요테 클럽을 곧 그만둘 것이라는 생각에 배신감에 빠진다.

에이프릴은 그 사이 무대에서 노래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좌절과 앤디에 대한 불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휘청인다. 지친 에이프릴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떠나려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언제나 좌절의 순간에는 구원자가 나타나지 마련이다. 에이프릴의 뉴욕행을 그토록 만류했던 아버지는 ‘언젠가 맨해튼의 노을처럼 너도 너만의 색으로 뉴욕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에이프릴을 위로한다. 그녀는 다시 용기를 내 오디션에 도전한다. 오디션 날, 에이프릴은 무대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무대를 마친다.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의 에이프릴은 전형적인 ‘시골소녀 상경기’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런 ‘뻔함’은 관객에게 익숙한 즐거움과 훈훈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늘 같은 스토리지만 볼 때마다 즐거운 주말연속극이나 틴에이저 영화처럼 말이다.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의 오세준 연출가는 “정말 유심히 봐 주셨으면 하는 것은 ‘쇼’다. 우리 인생도 쇼처럼 즐거운 인생이다. 코요테 클럽 안에서 한 여자가 가수로 성공하기까지 여러 꿈들이 나온다. 이 꿈들이 성취돼가는 과정을 다 같이 노래하고 춤추면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는 오는 8월 1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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