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맞이해 색다른 가족 공연을 찾고 있는 관객도 늘고 있다. 오는 8월 5일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그 이력이 독특하다. ‘마스크 플레이’라는 생소한 장르가 눈길을 끈다. 이번 공연은 경남의 공연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는 부산 MBC를 주축으로 기획됐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4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극단 ‘히코센’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탈’을 통해 색다른 공연을 선사할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을 알아보자.

“‘마스크 플레이’ 뻔하다? 아니, 신선하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의 연출가 주혜자는 “마스크 플레이 장르는 일종의 ‘탈’을 쓰고 하는 공연이다”고 말했다. ‘탈’은 어린이 공연이나 마케팅 기법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이 여타 공연과 다르게 신선한 이유는 ‘탈’의 초경량화, 최소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극단 ‘히코센’은 단순히 공연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탈’을 연구해 직접 제작해 사용했다.

주혜자 연출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도 처음으로 마스크 플레이를 경험했다. 그는 “‘탈’을 쓰고 하는 공연은 처음이었다. 제대로 보기 위해 일본에 갔었는데 장치가 정말 정교하다. 어른이 봐도 인형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둔한 느낌이 없어 역동적이다”고 말했다.

흔히 볼 수 있는 ‘마스크 플레이’ 공연들은 상반신이 크게 제작돼 둔한 느낌이 든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의 가면은 ‘탈’을 쓴 채 배우들이 플라잉 연기와 텀블링 연기 등을 선보일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섬세하게 가공된 ‘탈’은 ‘피터팬’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튀어나와 연기하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10초간 침묵하기? 아이들이 ‘기다리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어린이 관객에게 달콤한 사탕만을 건네지 않는다. 연출가 주혜자는 “우리 작품은 요즘 공연에서 절대 쓰지 않는 호흡을 썼다. ‘10초간 침묵하기’ 같은 것도 한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화려한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관객을 믿고 만들었다. 어린이 관객이 성장하면서 공연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린이 관객에게 어떤 것이 더 유익한지 고려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피터팬’은 어른과 아이가 모두 알고 있는 명작 동화다.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과 네버랜드로 떠난 아이들이 겪는 모험은 신비와 환상의 세계지만 상처와 치유가 함께 하는 성장 과정이기도 하다. 연출가 주혜자는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의 주제에 대해 “성장 과정이 힘들더라도 그럼에도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만을 심어주지 않는다. ‘어른이 되는 것 또한 아주 큰 모험이다’라는 것을 알려준다.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보는 부모도 성장 과정에서 받았던 상처를 위로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최고의 제작진, 재미를 책임진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참여한 제작진도 화려하다. 주혜자 연출가는 “한국 어린이 관객들은 적극적이고 솔직하다.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관람한다. 한국 배우들도 젊고 몸을 잘 쓰는 배우들이 합류해 에너지가 넘친다. 어린이 관객들의 반응이 적극적인 만큼 서로 주고받으면서 공연한다”고 말해 이번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는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는 유행어를 직접 녹음한 권희덕, ’개구리중사 케로로‘의 목소리를 맡았던 양정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해리포터‘ 목소리의 이장원 등 KBS와 투니버스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 성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어린이 관객에게 익숙한 목소리를 통해 친근감을 부여했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구름빵’,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 등 어린이 뮤지컬 대표 연출가로 이름을 알린 ‘허승민’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대형 뮤지컬 ‘모차르트!’, ‘살인마 잭!’, ‘삼총사’ 등을 작업했던 ‘이성준’이 음악을 맡았다. 연기, 무용, 무술 전공자 출신으로 구성된 배우들은 2달 동안 마스크 연기 지도와 신체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받아 수준 높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스크 플레이 ‘피터팬’은 오는 8월 5일부터 8월 28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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