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들이 알려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소외돼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관객들은 공연을 보고 싶은데 티켓비용에 대한 부담을 떨치기 어렵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소액으로 공연에 투자하고 공연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소셜펀드가 생겨났다. 뮤지컬 ‘표절의왕’은 소셜펀드를 통해 관객이 직접 제작환경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이제는 공연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연의 기획만 보고 관객이 직접 투자한다”

뮤지컬 ‘표절의왕’의 소셜펀드는 천원 단위에서 백만 원 단위까지 원하는 일정액을 투자하고 공연종료 후 일정 기간 동안 원금을 상환받는 방식이다. ‘표절의왕’의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 붐이 일면서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컬쳐펀드가 생겨났다. 작품에 기대와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소셜펀드를 통해 직접 제작비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이다. 공연의 기획만 보고서 관객들이 소액으로 펀드사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형성된 관객자본은 일부지만 관객이 직접 공연 제작에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순수투자로 이자는 없지만 공연 프로그램에 투자자의 이름을 넣어주어 제작 참여에 대한 우정과 감사를 나눈다. 뮤지컬 ‘표절의왕’에는 서포터즈를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의 연습참관 및 홍보마케팅 회의를 함께하고 그 결과를 실제 공연에 적용한다.

이번 작품은 소셜펀드를 통해 공연을 바라만 보는 수동적 관객에서 제작단계부터 참여하는 적극적 관객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1세기 공연예술계의 흐름에 영향을 줄 소셜펀드에 대한 공연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뮤지컬 ‘표절의왕’, 표절을 소재로 풍자와 해학 담아낸 작품

뮤지컬 ‘표절의왕’은 2010년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돼 첫선을 보였다. ‘표절’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내 뮤지컬계 인사 및 관객들의 관심과 호평을 한몸에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표절 시비에 휘말린 조난파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발표하는 곡마다 표절의혹을 사서 ‘표절의 왕’, ‘퀼트의 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어느 날 그는 라디오 생방송 도중 청취자로부터 표절의혹에 대한 기습 질문을 받고 궁지에 몰리는 신세가 된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작업실에 임심덕이란 묘령의 여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과거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여인은 알 듯 모를 듯한 음악을 만들어 낸다. 한편, 조난파는 음반사 사장으로부터 표절이라도 해서 잘 팔리는 노래를 만들라는 압박을 받고 임심덕이 쓰던 악보를 보게 된다.

뮤지컬 ‘표절의왕’은 8월 20일부터 28일까지 강남 LIG 아트홀에서 공연된 후, 9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소셜펀드 투자는 팝펀딩(www.popfunding.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서포터즈 지원은 문화아이콘(02-762-0810)에서 가능하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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