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뉴보잉보잉’은 대학로에서 8년간 사랑받은 공연이다. 연극 ‘뉴보잉보잉’이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바로 극 중 등장하는 순진남 ‘순성’에 있다. 연극 ‘뉴보잉보잉’의 매력은 순성의 순진함과 사랑스러움에서 온다.

순성은 엉뚱할 정도로 순진하다. 어눌한 사투리와 촌스러운 옷차림으로 등장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순성은 소극적인 행동과 말투 탓에 성기의 약혼녀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극은 성기의 집에 순성이 며칠 간 머물게 되면서 시작된다. 성기는 각기 다른 항공사의 세 여자와 약혼한 바람둥이다. 성기는 세 항공사의 비행 스케줄은 절대 겹칠 수 없다며 자신만만해한다. 순성은 성기의 대담한 세 다리 행각을 ‘대단한 놈’이라며 부러워한다. 돈 많고, 키 크고, 잘 생긴 성기에 비해 순성은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어느 날, 성기가 그토록 호언장담했던 세 약혼녀의 비행 스케줄이 엉키고 만다. 성기의 집에 세 여자들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순성은 성기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친구를 지켜주려는 그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자꾸 엉키기만 한다.

순성의 매력은 이 장면을 기점으로 터져 나온다. 친구를 지켜주려는 마음과 순진한 그의 행동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관객들은 연신 그를 향해 ‘귀여워’를 연발한다. 극중 성기의 약혼녀로 등장하는 세 명 중 한 명인 혜수도 순성의 매력에 빠져든다. 혜수는 약혼자의 집에 왔다가 신문을 덮고 소파에 누워있는 순성을 보고 성기로 착각해 키스한다. 혜수는 키스 때문에 자책감에 빠져든다. 순성은 혜수를 달래기 위해 애쓴다. 이 과정에서 혜수는 순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이 사건 이후 극의 전개가 급물살을 탄다.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은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긴 성기의 행동에는 관심이 없다. 구석에서 눈치보고 상황을 살피는 초조한 순성의 표정만을 좇게 된다. 그만큼 순성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순성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인물이 됐다. 요즘 세상에 친구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노력하는 이가 누가 있을까. 친구에 대한 의리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서도 순성은 결국  웃어낸다. 관객들은 바보 같을 정도로 순진한 그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얻는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강남 ‘윤당아트홀 2관’에서 7월 31일까지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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