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창작판소리 ‘사천가’를 발표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이자람이 ‘사천가’ 제작팀과 다시 만나 ‘억척가(연출 남인우)’를 선보인다. 브레히트 원작의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을 모티브로 하는 이 작품에서 이자람은 대본, 작창, 연기를 맡는 동시에 1인 15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유럽의 30년 종교전쟁(1618-164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원작과 달리 ‘억척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적벽가’의 중국 삼국시대(2세기-3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또한 원작이 전쟁 통에 휩싸인 가족과 어머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억척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여러 감정(공포, 연민, 죽음, 분노, 슬픔)들을 판소리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다.
남인우 연출은 원작과의 차이에 대해 “원작이 비극으로 끝을 맺는 반면 ‘억척가’에서 막내딸의 죽음은 억척 어멈에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며 “자식을 모두 잃는 극한의 비극마저도 딛고 일어서 ‘죽음을 빌어먹고 사는 삶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희망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사천가’의 음악팀 인디밴드 한음파의 베이시스트 장혁조와 타악연주자 김홍식, 이향하가 다시 만났다. 다양한 리듬악기와 타악기가 등장하는 ‘억척가’에는 북, 장구, 꽹과리 등 우리나라 전통 악기에 젬베, 준준 등 아프리카의 타악기가 더해진다. 특히 전통 판소리 5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의 여러 소리들이 자유롭게 변형, 삽입돼 판소리의 음악적 재미를 느끼게 해 줄 예정이다.
LG아트센터와 의정부예술의전당, 판소리만들기 ‘자’가 공동 제작하는 ‘억척가’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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