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짬뽕’이 오는 5월 12일부터 6월 12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제목만 들어도 군침이 넘어가는 연극 ‘짬뽕’은 얼큰한 짬뽕국물처럼 가슴이 확 풀리는 시원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0만 여 관객이 함께 웃고 울었던 인기작으로 신촌연극제를 통해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웃음 뒤에 남는 코끝 찡한 감동과 화해를 선사할 연극 ‘짬뽕’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시작된다.

1980년 5월 17일 저녁, 춘래원 식구들은 다음날 가기로 한 소풍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소풍 갈 준비를 하려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춘래원에 주문 전화가 온다.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춘래원의 주인 신작로는 일을 끝내고 고고장에 놀러가려는 배달원 만식에게 탕수육과 짜장, 짬뽕을 배달하게 한다. 고고장에 가려고 했던 터라 만식의 복장은 야릇(?)하기만 하다. 이 복장으로 만식은 하기 싫은 배달을 억지로 나가게 된다. 복장 때문이었을까? 만식은 잠복근무 중인 군인 두 명에게 검문을 당하게 된다.

군인들은 배가 고프다며 만식이 가지고 있는 음식들을 달라고 요구한다. 돈을 주기 전 까지 음식을 줄 수 없다고 버티는 만식, 그런 만식을 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을 무시한다며 빨갱이로 몰아세운다. 황당하기만 한 만식과 군인들은 급기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만식이 던진 철가방에 놀란 군인의 총이 발사된다. 겁에 질린 만식은 무작정 줄행랑을 친다.

춘래원으로 도망쳐 온 만식은 식구들에게 이 일들을 설명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TV를 틀자 광주 지역에 출현한 폭도들이 중국집 배달통까지 동원해 국군을 공격하는 바람에 국군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속보가 보도된다.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가고 춘래원 식구들은 자신들 때문에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연극 ‘짬뽕’은 픽션과 논픽션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진 황당한 해프닝이다. 그러나 슬픔을 원망과 미움으로 가두지 않고, 웃음으로 꺼내 보이며 또 다른 방식의 화해를 시도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잘 꾸며진 무대에 탄탄한 대본, 진지한 연기에 치밀한 연출로 구성했다. 연극 ‘짬뽕’은 한 중국집 종업원이 벌이는 해프닝을 통해 역사의 진실과 인간 삶의 본질에 날카롭게 접근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환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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