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키친(아놀드 웨스커 작, 이병훈 연출)’을 무대에 올린다. ‘키친’은 연극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1959년 9월 13일 영국 런던 로얄 코트극장에서 초연됐다. 작가 아놀드 웨스커는 자신이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연극 ‘키친’의 초연은 예상보다 늦게 이뤄진 편이다. 몇 년 전 평론가 이태주에 의해 번역서가 소개됐으나 30여명의 출연진, 오랜 연습기간과 배우 앙상블, 더불어 대규모 주방 등의 상황으로 한국에서 쉽게 공연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

국립극단은 “연극 ‘키친’은 철저한 팀플레이 연극”이라며 “이번 국립극단의 공연 또한 숙련된 팀플레이에 중심을 두고 만들어진다. 살아있는 주방의 생생한 묘사와 리드미컬한 전개를 통해 기본적으로 연극은 공동 작업이라는 기본 명제를 충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극 ‘키친’은 레스토랑 주방이라는 공간 구현을 통해 시청각적 연극의 백미를 선사한다. 이야기, 움직임(마임, 안무), 소리가 결합되며 형식미와 이야기의 균등한 발란스를 이뤄낸다. 이를 위해 안무 정영두, 마임니스트 유진우가 함께하며 숙명여대 르꼬르동 블루 아카데미와의 요리 수업 협업 및 힐튼 호텔 조리부의 협조를 통해 사실적인 주방의 모습을 구현해낸다.

‘티볼리’라는 영국의 큰 레스토랑의 주방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키친’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 하는 행위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 우정, 오해, 갈등, 화해라는 삶의 다채로운 빛깔을 절묘하게 그려낸다.

국립극단은 “주방에서는 국가, 인종, 나이를 뛰어 넘어 ‘새로운 사회’가 존재한다. ‘키친’은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위트 있고, 진실하게 관객에게 던진다”며 “주방 사람들은 같은 노동자 계급의 적대감 동시에 연민을 지니는 양면적 모습을 보인다. 이렇듯 작품은 일상적인 것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국립극단의 연극 ‘키친’은 5월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문의: 02-3279-2233 / www.ntck.or.kr).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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