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할 때는 아이디어만 공유하는 입장이었어요. 리더들이 모두 연주가로 선생님과 제자모임의 성격이었죠. 2005년부터 현재까지 실기자가 아닌 사람이 연주단을 맡아 운영하는 것은 유일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으로서도 좋은 찬스가 아닌 위기였을 수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첫째로는 ‘숙명’이라는 학교이름이 붙어있어서 학교 연주단이라는 인식이 있고, 둘째는 학부에 국악전공이 없고 대학원 과정에만 있다는거에요. 본래 연주단을 맡아주셨던 교수님이 다른 학교로 가셔서 실기자가 아닌 어려움이 있었어요.

당시에 대학원 운영의 책임이 저한테 있었어요. 정말 뜻밖의 상황에서 연주단을 맡게 됐죠. 제가 국악행정기관에서 지내보고 국악방송 편성팀장도 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국악이 세상과 소통하는 노하우들이 숙명가야금연주단에 녹아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학교를 졸업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끌어가돼 학교와는 떨어져서 전문예술집단으로 성장시키려는 계획을 하게 됐어요. 숙명가야금연주단은 현재 전문법인예술단체예요. 학교와는 매우 친하지만 실제론 독립된 연주단체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우리 연주단은 캐논퍼포먼스, 비틀즈를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단체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이런 연주도 하지만 제가 연주단을 맡으면서 가야금이 국악동네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타이틀을 ‘세계를 품은 가야금의 미래’로 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가야금으로 세계음악이나 클래식을 재해석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한 반면에 전통음악을 잘 할 수 있게 관심 두는 것도 중요해요. 전통음악을 연주하면 관객들이 실망을 하곤 해요. 캐논퍼포먼스나  비틀즈를 못 들어서요. 감상자로써 만족이 안되는거죠. 이럴 때 새로운 그릇을 찾아내야해요.

연주의 스토리구조를 찾았어요. 이전에 시도했던 ‘봄의 궁전’과 ‘달콤한 하품’이 그래요. ‘봄의 궁전’은 드라마 ‘궁’처럼 ‘왕실이 현재까지 진행됐다면 어떤 음악을 했을까’에서 착안해 기획했어요. 달콤한 하품은 우리 음반을 구입한 관객층의 댓글을 모니터한 결과 기획됐죠. 많은 사람들이 아기를 위해서 우리 음반을 사는 것을 알았어요. 새로운 관객을 만나고 싶었죠. 엄마의 젓을 충분히 먹고 하품을 하는 아기를 보는 엄마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공연 중간에 태교편지 코너도 있어요.

우리 공연이 아기용품 파는 상업적인 것에 응용되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아이를 생각하는 남다른 정성을 가지고 이 공연에 와보는 마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야금 소리가 원래 따뜻해요. 사람을 위로하는 눈물나게 하는 음악이기도 하거든요. 사람을 위한 음악의 길을 찾고 싶어요. 사람을 쉬게 해주는 것이 한국음악이 주는 자연스러움이니까요. 소월아트홀에서 5일간 공연을 하는데 많이 찾아와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