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페라를 생각할 때 엄숙하고 격식있는 공연장 혹은 비싼 공연입장료를 떠올린다. 이런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오페라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번안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한화손보 세실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의 희극 3부작 중 1부에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가 곡을 붙인 작품으로 젊은 연인들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주인공 세빌리아의 이발사인 휘가로는 소소한 일들을 정리해주면서 마을의 해결사 역할을 한다. 이런 휘가로가 알마비마 백작과 로지나의 혼인성사를 도와주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간다.

이 작품은 오페라보다는 사실 오페레타나 음악극에 가깝다. 음악은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반주로 채워지고 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소박한 소품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원작의 내용에 충실하고 배우들의 다양한 표정연기와 코믹스러운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성악가들 이외에도 대중들에게 친숙한 탤런트 이재포, 윤동환, 박태경 등의 배우들이 참여한다. 이들 배우의 출연으로 선율적인 대화부분을 표현해 극의 이해도를 높이고 해설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는 오페라를 선보인다. 성악진과 배우들의 조합으로 공연 중 요소마다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려 애쓴 흔적들이 배어났다. 배우들의 출연은 연기와 희극적 요소를 원작에 더해주었으나 파트의 음악적 부분이 감소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래 전 꾸밈없는 솔직한 웃음을 되찾고 현 시대를 경쾌하고 섬세한 재치를 곁들여 보게 했다”는 보마르셰의 의도대로 관객들이 쉽고 재밌게 웃을 수 있도록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번안했다.

오페라가 멀게 느껴지는 큰 이유는 외국어의 장벽이다. 내용과 곡을 미리 안다 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노래는 극의 몰입을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한국말 가사로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오페라에 입문하고자 하는 관객이나 오페라에 관심이 없더라도 공연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부담 없이 관람하기에 좋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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