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밝았다. 한 살 더 먹었다는 중압감과 그에 따른 책임감이 두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꽁꽁 언 땅에 얼어붙은 듯 붙박인 발은 발걸음마저 힘겹게 만든다. 머릿속 이상과 현실의 커다란 괴리는 아무리 달려도 이을 수 없을 지경이다. 쳇바퀴 도는 일상은 뜨거웠던 심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무감각하게 만들고, 매일 마주하는 나의 얼굴을 돌마냥 딱딱히 굳어 있다. 그대 이제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누그러뜨리고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어보자. 스피노자처럼 지구의 종말을 올 것을 알면서 사과나무를 심지 못해도 꿈은 마음껏 꿀 수 있지 않을까? 거침없이 뛰는 내 심장은 아직은 멈추길 거부하므로. 여기 당신의 심장을 움켜쥐는 뜨거운 뮤지컬 세 편을 소개한다.

◎ EDGES(엣지스)

▶ 일시 : 2010년 11월 23일부터 2011년 1월 16일까지
▶ 장소 : 대학로 더굿씨어터

엣지없는 청춘들이 들려주는 엣지있는 이야기. ‘내 삶은 남들보다 훨씬 더 멋져! 나는 남들보다 괜찮은 인생이겠지?’라는 말을 머릿속으로 되뇌지만 현실은 다른 이들과 다를 게 없다. 남보다 한 발짝 더 앞서고 싶은 청춘들의 특별한 경험담을 세련된 음악과 젊은 감각으로 풀어낸 뮤지컬 ‘엣지스’. 뉴욕 소호의 어느 거리, 엣지스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바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미래에 대한 설렘 없는 일상을 사는 그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 등 젊은이들의 뭉클하기도 하고 충격적이고 한 이야기들이 엣지스에서 펼쳐진다.

◎ ‘판타스틱스’

▶ 일시 : 2010년 11월 24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마법 같은 사랑을 불러올 뮤지컬 ‘판타스틱스’. 50년 간 공연된 세계 최장수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기본에 충실한 작품인 동시에 귀를 감동시키는 넘버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화려함이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감미로운 선율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메마른 감성을 일깨운다.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넘버, ‘Try to rememver’를 비롯해 14곡에 이르는 낯익은 넘버가 공연 내내 귀를 즐겁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모티브를 따온 두 남녀의 아름다운 성장소설.

◎ ‘콘보이쇼’

▶ 일시 : 2010년 12월 7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그 이름만으로 흥분되는 뮤지컬 ‘콘보이쇼’. 남자들의 생쇼가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죽은 시인의 사회’가 유쾌해져 돌아왔다. 콘보이 정신으로 무장한 일곱 전사의 땀방울이 무대를 축축이 적신다. 매주 버려진 창고에 모여 시인의 모임을 여는 6명의 젊은이들은 각자 스스로를 철학자로 이름 짓고 자신이 가지고 온 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사리는 친구가 되고 싶다며 모임에 함께하길 원한다. 불청객을 환영하지 않는 6명의 젊은이와 인질극을 벌이면서까지 친구가 되길 원하는 사리. 이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 무대는 팔딱팔딱 살아 숨 쉰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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