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동안 사랑 받은 고전 ‘오이디푸스’가 (재)국립극단 창단공연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오이디푸스’는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자 작품이다. 이전까지 공연된 다른 ‘오이디푸스’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슈퍼히어로’였다. 자신감과 야망으로 가득 찬 오만함에 물든 인간, 운명에 저항하지만 결국 운명에 굴복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인물로 그려졌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가 평범한 보통 남자라는 것에 중점을 둔다. 현대적 인물로 오이디푸스를 바라보는 이 작품은 강렬한 비주얼과 지적인 표현력이 돋보이는 무대를 선사한다. 축제, 경연, 화합의 장이었던 고대 그리스 비극의 느낌을 살린 이번 공연은 현대적 오브제와 감수성, 표현력이 빛난다.

이 작품에서 오이디푸스는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치명적인 한계를 갖추고 있는 남자다. 그는 결국 운명에 치이면서 스스로의 나약함에 더욱 빠져드는 평범한 인간으로 재조명된다. 표현주의적인 느낌을 강조할 연극 ‘오이디푸스’는 시민, 서사, 제3자를 나타내는 코러스로 해체적이고 도발적인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연출 한태숙은 “이 작품은 그리스 비극이라는 형식에 갇히지 않는다. 장엄하고 거룩한 이야기에도 압도되지 않으며 상투적인 영웅의 표상을 제시하지 않는다. 우리의 주인공은 퀭한 눈으로 바삐 길을 가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기도 하는 거리의 남자일 수도 있고, 초겨울 하늘을 멀리 날아가는 작은 기러기를 닮은 인간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간’ 오이디푸스의 심리와 행동을 색다르게 해석한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2011년 1월 20일부터 2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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