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도완득은 방황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선 다문화 시대에 외국인과 혼혈인에 대한 시선이 여전히 차가워 베트남 엄마에게서 태어난 도완득은 언제나 혼자다.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한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그의 아버지는 장애인이고 베트남 엄마는 도망갔다. 완득과 그의 가정을 대하는 세상의 태도는 말해서 무엇하랴. 안봐도 뻔하다. 심지어 담임선생님 ‘똥주’조차 대놓고 완득을 무시하고 괴롭힌다. 완득을 약올리기 위해 살아가는 듯한 선생님을 이 열일곱 소년은 어찌 바라봐야 하는가.

완득의 세상을 향한 분노는 당연하다. 사랑받지 못했고, 사랑받아본 적이 없다. 그 흔하디 흔한 교육조차 제대로 받아 본 적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소년에게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일들이 펼쳐진다. 엄마가 다시 돌아와 반찬을 해주고, 킥복싱을 배울 기회가 생긴다. 그 뿐이 아니다. 다음에 생긴 일은 더욱 황홀하다. 전교 1, 2등을 다투는 범생이 윤하는 스스로 느끼기에도 정말 ‘하찮은’ 완득에게 눈을 뗄 줄 모른다. 세상에 이런일이!

킥복싱은 완득에게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돌아온 엄마는 완득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윤하는 사랑을 깨닫게 해준다. 연극 ‘Hey! 완득이’의 캐릭터들이 이끄는 생동감이 기대된다.

이 작품은 제1회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를 원작으로 한다. 2008년 겨울 초연돼 인기에 힘입어 이번이 벌써 8번째 앵콜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과 멀티맨 등을 추가해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다. 또한 이 작품은 얼마 전 종영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배우 유아인과 탄탄한 연기력의 영화배우 김윤석의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연극 ‘Hey! 완득이’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더불어 사는 지혜를 고민해보라 권한다. 다문화 가정이 겪는 갈등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 공교육 해체 현실 등 공연은 우리사회의 쟁점을 건드린다. 하지만 작품은 밝고 통쾌하다. 더욱 유쾌하게 돌아온 연극 ‘Hey! 완득이’는 오는 12월 17일부터 대학로 김동수플레이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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