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뮤지컬 ‘왕세자 실종 사건’ 등 새로운 무대양식의 발견을 꾸준하게 만들어내고 있는 연출가 서재형이 극단 물리와 다시 손을 잡았다. 극단 물리는 연극 ‘짐’, ‘맹목’, 그리고 ‘있.었.다’로 계속해서 신작과 함께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연극 ‘있.었.다’는 연극 근본이 가지고 있는 인간내면의 고민을 희곡언어에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또다른 미덕은 여러 지문과 내용에서 포착되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양식이다.

또한 이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무대 양식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인물들이 사라지고 다시 돌아오고, 그들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는 등의 서사 구조를 위해 무대의 움직임은 최대한 간결하고 단순한 방법을 사용한다. 인물들의 반복되는 실종과 돌아오는 과정은 '문'이라는 오브제를 이용한다. 이로써 문 너머의 존재들과 문 앞에 있는 존재들을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관객도 그들을 지우고 기억해 내는 과정을 경험하게 해준다.

연극 ‘있.었.다’는 서로 서로가 잊혀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말해준다. 연출 서재형은 새로운 연극적 양식에 대한 탐구와 동시대 관객들의 원하는 서사구조의 만남 등을 이 작품에서 유감없이 펼칠 예정이다.

연극 ‘있.었.다’는 서영화, 이갑선, 지영란, 권겸민, 류혜린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무대를 꽉 채울 예정이다. 큰 움직임 보다는 양식화된 움직임과 무대 전환, 그리고 등장인물의 미묘하고 세심한 감정의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스스로의 존재 자체의 의미를 일깨워줄 이 작품은 오는 12월 16일부터 2011년 1월 2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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