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은 소재의 다양성, 작품성, 신인 작가와 배우 등의 배출 등 장점을 많이 가진 뛰어난 장르다. 하지만 흥행성과 수익논리에 막혀 단막극은 편성자체가 쉽지 않다. 단막극 ‘내 아내 네이트리의 첫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달 촬영을 마쳤지만 작품의 방송 일정은 아직 미지수. 한 작품, 한 작품에 모든 것을 거는 신인 여배우에게 방송분을 향한 오랜 기다림은 고난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우 김신아는 “작품이 정말 좋았어요. 네이트리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스러워요. 관객과 시청자 없이 배우는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늘 생각하지만 제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작품은 처음이에요”라며 행복하게 웃었다. 단막극 ‘내 아내 네이트리의 첫사랑’의 주연, 배우 김신아를 만났다.

- 네이트리와의 행복한 만남

단막극 ‘내 아내 네이트리의 첫사랑’은 국제결혼이 소재다. 스무 살 베트남 처녀가 한국에 시집와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첫사랑의 이야기를 담는다. 극 중 배우 김신아가 맡은 역은 베트남 처녀 ‘네이트리’. ‘네이트리’는 보건소 의사선생님과 첫사랑에 빠지지만 그 것을 계기로 결국 한국 남편과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 여배우에게 베트남 처녀 역의 도전은 부담이었을 법하다. “감독님께서도 여배우로서 예쁘게 나오지 않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그런건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네이트리’의 사랑스러움이 반갑고 행복했죠.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실제 베트남 분들의 영상 자료를 보고 매일 공부했어요. 발음, 입 모양, 소리 등을 집중적으로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배우 박원상, 김지영과 함께 호흡했다. 또래가 아닌 배우들과의 호흡은 처음이었기에 긴장도 많이 했다. “대선배님들께 어떻게 다가가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본 리딩 때 처음 만났는데, 따뜻하신 분들이라는게 단번에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그 동안의 작품들 중 최고로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내 아내 네이트리의 첫사랑’은 단막극이기에 촬영기간이 보름 남짓으로 짧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행복 그 자체였던 ‘네이트리’와 만남의 여운은 길었다. 여전히 ‘네이트리’ 이야기에 반짝 빛나는 그녀의 눈을 보며 작품과 그녀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졌다. 

- 평생 행복한 배우를 꿈꾸며

배우 김신아는 고등학교때까지 무용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발목 부상으로 인해 무용수를 향한 꿈이 좌절되며,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용처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배우를 택했어요. 연기와 무용이 무대에서 관객들의 에너지를 받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했죠.” 그녀는 무용에 대해 미련이나 후회보다는 인생에서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감사해 했다. “연기 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돼요.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의 기본적인 태도를 무용하면서 많이 배웠죠. 몸을 쓰는 것에 대한 본능이 여전히 남아있어요. 몸 쓰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기에 연기도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역할에 제한을 두지 않고 철저히 나를 배제시키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그녀가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안의 열정과 진실함은 누구보다도  커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들은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끼 많고 재능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모인 배우들의 세계에서 진짜 돋보이는 배우는 진실함이 묻어나는 사람이다. “재능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배우 김신아의 말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장소 협찬 : 피아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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