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부터 16일까지 문래 창작촌의 축제 ‘물레아트페스티벌2010’이 열렸다. ‘물레아트페스티벌’은 2007년부터 시작된 자립적인 예술축제로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관객들이 어우러지며 문래동 철공소 거리에서 열려왔다. ‘물레아트페스티벌2010’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0월 8일부터 ‘문래 창작촌’ 같은 공간에서 또 다른 축제 하나가 시작됐다. ‘2010 문래예술공장페스티벌 MEET’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0 문래예술공장페스티벌 MEET’은 올해 1월 서울시 컬쳐노믹스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서울창작지원센터 ‘문래예술공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축제다. 문래동 한 지붕에서 두 가지 축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유였을까.

- 문래예술공장, 그 설립부터 페스티벌까지

문래예술공장은 문래창착촌을 포함한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을 위해 건립된 서울시 창작공간이다. 서울시 창작공간은  2008년 4월 서울시의 정책에 따른 도심재생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돼 현재 문래예술공장을 비롯해 서울에 9개 지역이 개관했다. 서울시는 문래예술공장을 통해 예술가들을 지원, 육성하고 서울 서남권 지역문화 활성화의 거점으로 키울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다른 창작 공간 설립 예정 지역과 달리 문래동은 많은 예술가들이 이미 자생적으로 많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는 지역이었다. 자생되지 않은 시의 정책과 제도는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거나 정책논조에 따라 변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문래예술공장’은 설립 계획 초반부터 문래동 거주 예술가들에 우려를 샀다.

또한 창작지원센터를 통해 지역문화를 살리겠다는 달콤한 말도 문래동 예술가들에게는 걱정거리였다. 문래동 철공소거리가 예술 마을이 된 것은 홍대, 대학로 등지의 작업공간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더 저렴한 지역을 찾던 예술가들이 모이면서다. 한 문래동 거주 예술가는 현 정부 초기 컬쳐노믹스 사업 계획 발표되면서부터 창작공간설립을 반대했다 “정부의 개발논리로 문래동까지 비싸지면 저희 예술가들은 갈 곳을 잃어요. 예술은 자생적으로 흘러갈 때 그 힘이 강해질 수 있죠. 문래창작촌이 생성될 초기에는 아무 관심 없던 정부가 뒤 늦게 관심을 가지면서 이곳이 개발논리로 상업화돼 그 의미가 퇴색되고 홍대나 대학로처럼 변질될까 걱정돼요.”

지난 1월 28일 서울시 창작지원센터 문래예술공장은 성대한 개관식과 함께 문을 열었다. 문래예술공장은 문래동 거주 예술가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표명했다. 그 후, 10개월간 이곳은 연습실 제공, 밴드 공연, 전시, 축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제공하고, 예술가들에게 혜택을 주기위해 노력했다. 실례로 극단 몸꼴의 경우 1층 작업장을 통해 연습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규모의 세트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문래동 거주 예술가들에게 돌아간 혜택이나 지원은 일부에 불과했고, 문래동외 예술가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그 효과성에 의문이 남는다.

- 문래예술공장에게 바라는 한 가지, ‘커뮤니케이션’
 
창작지원센터는 예술지원제도가 아직까지 부족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정책이 되기 위해서 현장의 필요를 기초로한 다양한 운영프로그램 개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문래예술공장은 보여주기에만 급급해 가장 중요한 예술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놓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축제가 두 가지로 진행된 것에서 잘 드러난다. ‘물레아트페스티벌’은 2007년 시작돼 문래동 철공장 거리에서 서로 즐거움을 나누는 자립적인 예술축제다. 예술인들의 자생적인 축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같은 공간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서울시 창작공간 페스티벌이 진행된 것은 정당성도 효율성도 없다. 예술인들과 서울시가 주최하는 축제가 분리돼 행해지는 경우 예산, 규모면은 물론 문화예술발전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긴다.

문래동에 거주하는 사진가 겸 건축가 임이토는 “이번 축제를 통해서도 느꼈지만 문래예술공장과 거주 예술가들이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거주 예술가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아니더라도 단지 커뮤니케이션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라며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작가들의 작업환경을 어느 곳에 집중해 그곳을 활용하라고만 하지 말았으면 해요.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되어진 곳의 환경점검을 통해 그들의 작업열기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려요”라고 전했다.

극단 몸꼴의 윤종연 연출가 역시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래동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창작 공간 지역 중 에서도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에요. 이미 자생적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곳에 공동의 작업장 형태로 예술공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더욱 교류와 소통을 중요하게 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세계의 다른 창작촌이나 유휴공간을 문화적으로 재탄생시킨 도시의 모델을 봐도 이렇게 지역의 역사성이나 예술가들의 생리를 무시하고 있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아직 개관한지 1년도 채 안 된 문래예술공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그 목적과 취지를 생각한다면 문래예술공장에게 ‘커뮤니케이션 부재’의 해결은 시급하다. 문래예술공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를 개발하기보다 거주 예술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미 생성돼있는 축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현명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나간 것보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은 문래예술공장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김문선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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