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김장철, 김장을 담그기 위해 4명의 며느리가 모였다. 극단 차이무는 2010년 생연극 4번째 작품으로 ‘엄마열전’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4명의 며느리가 배추와 무, 고춧가루와 새우젓을 버무리며 풀어 놓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일상 속에서 엄마들이 느껴온 소소하지만 익숙한 감정들이 무대 위에서 김장과 함께 펼쳐진다.

연극 ‘엄마열전’은 유쾌하고 통쾌한 그들의 신랄한 뒷담화를 수다라는 창구로, 며느리라는 이름아래 묻혀버린 한국 여성들의 정체성과 아픔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 연극은 50대 중반에 삶의 새로운 목표를 찾아 대학에 진학한 첫째 며느리, 자신의 품을 떠날 딸이 늘 걱정인 둘째 며느리가 등장한다. 이들과 함께 늘 귀엽고 낙천적인 넷째 며느리, 소매치기 때문에 회사공금을 날릴 뻔 했던 막내 며느리가 주인공인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과 시어머님에 얽힌 생생한 이야기를 무대로 옮겨온다.

이 작품은 시카고, 아일랜드, 이스라엘, 싱가폴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연극활동을 하던 윌 컨(Will Kern)이라는 작가와 함께 한다. 윌 컨은 “이 희곡은 한국인 친구 때문에 시작됐다. 그에게 엄마의 역사를 듣게 됐고, 그 어머니를 통해 한국의 역사, 오래된 끈질긴 고통을 알게 됐다. 그런 고통의 역사를 끈질기게 이겨낸 ‘한국의 엄마’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한다.

우리 한국의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연극 ‘엄마열전’은 오는 11월 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아트원 씨어터 3관 차이무 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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