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컬의 시초라고 불리는 뮤지컬 ‘싱글즈’는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현실적인 스토리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로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 작품은 영화 ‘싱글즈’의 탄탄한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더해져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최우수작품상, 극본작사상 등 극본, 음악, 무대 전 분야에서 상을 휩쓸었다.

뮤지컬 ‘싱글즈’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스물아홉 싱글녀의 이야기를 무대 위로 옮겨왔다. 그들의 일과 사랑은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며 극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뮤지컬이 장기간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관객과의 소통 때문이다. 나와 유사한 주인공은 공감을 넘어서 어느새 자신과 동일시된다. 친숙한 캐릭터 설정으로 관객과 주인공의 거리감을 단축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맞는 아침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학생일 때 맞는 아침과는 사뭇 다르다. ‘머리를 감을 것인가?’ ‘말 것인가?’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가나?’ 등등 사소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 아침이다. 스물아홉 생일을 맞은 나난은 눈을 부스스 비비고 일어나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생일이라고 다를 것 없다. 평범한 일상 중 하루일 뿐. 생일조차 행복하지 않은 그녀다. 나난의 생일, 기쁜 일은커녕 기가 막힐 일만 줄줄이 일어난다. 생일을 가장 축하해줘야 할 존재인 3년간 사귄 남자친구는 뜬금없이 이별을 통보하고는 싸늘히 돌아선다. 그것도 모자라 직장에서는 좌천된다. 서글픈 그녀에게 기댈 곳이라고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언제라도 전화할 수 있는 여자친구 동미가 그녀 곁에 있다는 거다. 그녀의 단짝 친구 동미는 잘나가는 워킹우먼에 자유 연애자다.

나난이 점차 새 직장에 적응할 무렵, 그녀에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능청맞은 남자가 등장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했던가. 그녀는 서서히 그 남자에게 마음을 열며, 지난 상처를 치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동시에 여우 같은 동미에게도 순진하고 착한 샐러리맨이 다가온다. 사랑에 답이 없는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늘 하나가 되긴 어렵다. 그들의 애정전선은 맑음과 흐림을 오간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점차 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또 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 간다.

톡톡 튀고 밝고 경쾌한 감성으로 ‘싱글’이라는 새로운 문화코드를 만들어 낸 뮤지컬 ‘싱글즈’는 오는 10월 23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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